장혜승

설익은 가을이 후딱 오고 있어요

잠자는 시간도 아깝다는 생각

그래서 나는 늘 새벽입니다

하릴없이 조급해져가는 시계 침이

두서없이 붉어지는 날들을 몰고 쳐들어옵니다

아치랍게 여위어가는 그대에게

나는 너무 싱겁거나 너무 짠 사람

내 기술로는 도저히 되지 않은 간 맞추기,

간 치기 달인이 생 고등어 간 치듯

생조기 간 치듯

누가 나에게 간 좀 쳐 주실래요

간이 딱 맞으면 쫀득하고 달짝하고 삼삼하죠

그런 내가 되고 싶어요

너무 싱겁거나 너무 짠 나에게

눈꽃송이 같이 희디 흰 꽃소금으로

그대의 입맛에나 눈 맛에나 마음 맛에 딱, 맞게

누가 나에게 간 좀 쳐 주실래요

이 풍진 계절까지 삼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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