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가 이중섭 흰소의 노래' 중 한 장면

혼돈의 시대 상황 속에서 역정적인 삶을 산 비운의 천재화가 이중섭. 숨 쉬듯 그림을 그렸고, 그림처럼 살다 간 그의 작품들이 몸짓으로 되살아난다.
노현식 무용단(안무 노현식)은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이중섭 흰소의 노래’를 선보인다.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야심차게 기획된 작품. 이번 공연에서 노현식 무용단은 화가 이중섭의 작품 두 점을 무대 위에 무용으로 표현한다.
이번 공연은 Ⅰ부 ‘무릉도원’과 Ⅱ부 ‘달과 까마귀’로 구성된다. 1부 ‘무릉도원’의 모티브가 된 작품은 이중섭의 1954년 작 ‘도원’이다. 이 작품은 푸른 바다와 산이 보이고, 복숭아가 주렁주렁 열린 나무가 있는 풍요로운 땅을 배경으로 한다. 어른이건 아이건 모두 발가벗고 원숭이처럼 뛰노는 이곳은 이중섭이 힘들 때마다 꿈꾸던 무릉도원이다.
노현식 무용단은 나무를 놀이터 삼아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을 무대 위에 묘사한다. 이중섭이 그리는 낙원이 관객들의 눈앞에 생생히 그려진다. 노현식·조홍욱·안주연·이유리·박은수·구민지·이선민·선래영씨가 출연한다.
2부 ‘달과 까마귀’는 같은 제목의 이중섭 작 ‘달과 까마귀’를 재해석한 것. 이 그림은 보름달 뜬 밤, 전기줄 위로 날아드는 까마귀를 그린 것으로 이중섭 말년의 고독과 절망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사랑했던 아내 마사코와 두 아이를 타국으로 떠나보내고 40세의 나이에 홀로 세상을 떠난 아픔이 그대로 담겼다. 결코 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하늘에 환하게 떠오른 달을 통해 희망을 잃지 않으려 했던 이중섭. 무용 작품은 이중섭이 지녔던 절망과 고독,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지 않은 희망을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그림의 기본 패턴을 따라가며 그림 속의 기원적인 면, 주술적인 측면을 일부 장면을 통해 표현한다. 김여진·김준영·손지혜·지은진·이혜지씨가 출연한다.
안무자 노현식씨는 “이중섭 화가의 생애는 불우했지만 그가 꾸는 꿈은 밝고 명랑했다”며 “어른이면서 언제나 아이를 닮으려 했던 마음은 장난꾸러기 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노씨는 1971년 대전 출생으로 현재 노현식무용단-다큐 대표, 구미시립무용단 예술감독 겸 안무자, 목원대 스포츠산업과학부 겸임교수, 한국무용협회 청주시지부 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의=☏010-4191-0208.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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