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유가족 ‘따로 대화’

▲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대책위원회 대표들이 28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정기국회 의사일정 불투명

추석전 ‘돌파구’ 여부 주목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정기국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파행 정국 장기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키로 했던 분리 국정감사가 이미 무산된 데 이어 29일까지 본회의가 열리지 못할 경우 이달 말이 시한인 2013회계연도 결산안 처리나 세월호 국조특위 활동시한 연장 등도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 우려된다.

뿐만 아니라 여야간에는 정기국회 소집을 나흘 앞둔 이날까지 의사일정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내달 1일 오후 2시 열리도록 법에 규정된 정기국회 개회식 이외에 다른 의사일정은 모두 불투명한 상황이다.

세월호법 해법을 둘러싸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이어가는 여야는 28일 직접 대화는 여전히 배제한 채 세월호 유가족 측과 별도의 면담을 이어가면서 공방을 계속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일반인 희생자 가족으로 구성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대책위’ 측과 만났다.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대책위 측은 여야의 지난 19일 재협상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새누리당은 이와 별도로 전날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기소권을 주장하는 세월호 가족대책위 측과 2차 면담을 가진 데 이어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다음 달 1일 3차 회동을 갖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세월호법을 둘러싼 여야와 유가족 간 밀고당기기는 최소한 다음 달 정기국회 회기 시작시점까지는 계속 될 가능성이 커졌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세월호 가족대책위 측과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명동과 강남역 등지에서 세월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거리 홍보전을 벌였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온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이날 단식 중단이 세월호법 협상과정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박 원내대표는 김씨의 단식 중단 소식을 접한 뒤 긴급소집한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에게 “이번 토요일까지는 계획했던 대로 비상행동을 진행할 것”이라며 적어도 당분간은 장외투쟁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정말 국민과 민생을 생각한다면 정기국회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집권여당의 책임있는 자세이고 국민이 바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장외투쟁 중단과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한편, 시급한 민생·경제법안의 분리 처리를 강조하면서 ‘민생 행보’를 계속했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김씨의) 단식중단을 계기로 새정치민주연합도 장외투쟁을 중단하고 민생 법안 처리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완구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추석을 앞두고 이날 오전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찾아 명절 생필품과 제수품 물가를 점검했다.

다만, 여당 내에서도 민생 마비 등을 우려하며 추석 전까지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새정치연합도 내부에서 강경투쟁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국정 파행 장기화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어 추석 연휴 전에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파행정국이 계속되면서 2013회계연도 결산안도 법정 시한인 이달 말까지 처리하지 못하고 정기국회로 넘어가는 ‘비정상적인 연례행사’가 계속될 전망이다.

또 이달 말이 활동시한인 세월호 국조특위도 청문회도 개최하지 못한 채 어중간하게 활동을 마치게 될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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