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우리 사회가 변하려면 아직 먼 것 같아 걱정이다.
지난 8월 24일 충남 금산군 소재 (주)램테크놀리지에서 불산이 누출돼 명절을 앞두고 인근 야산에서 벌초를 하던 주민 6명이 두통과 발열, 마비 등의 증상으로 입원 치료 중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 다시 발생산 누출사고 주민들이 불산 공포로 불안에 떨고 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이인제(금산·논산·계룡) 의원은 28일 오전 금산군 군북면사무소에서 200여명의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의원은 주민들의 의견을 들은 뒤 관련부처와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삶이 걸려 있는 중대한 문제인 만큼 관계기관에 강력한 처벌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7월 31일 전남 여수의 조선소에서 참치운반선 수리작업을 하던 중 암모니아 가스가 누출돼 1명이 숨지고 21명이 화상이나 질식으로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났다.
이처럼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고양종합터미널과 장성요양병원 화재, 지하철과 열차 사고 등이 잇따라 발생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산업현장도 마찬가지다. 특히 세월호 사고 직후인 5월 초에는 울산과 포항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가 났을 정도다.
지난 5월 8일 울산의 화학업체 후성에서 보일러가 폭발해 근로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고 SK케미칼 울산공장에서도 위험물 저장탱크 청소작업을 하던 3명이 질식하는 사고가 났다.
다음날에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고로 가스밸브 교체작업 중에 폭발사고가 나 5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13일에는 울산 LS니꼬 공장에서 폭발 사고로 8명이 다쳤다.
충북지역에서는 지난해 5월 말 음성군 삼성면 소재 알루미늄 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사고가 발생, 근로자 1명이 숨졌다.
특히 2012년 8월 LG화학 청주공장에서 다이옥신 드럼통이 폭발해 현장에 있던 근로자 8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쳐 관련자들이 줄줄이 사법 처리됐지만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월 청주공단 (주)GD에서 불산 누출 사고가 일어났고, 3월에는 SK하이닉스 공장에서 염소가 새어 나왔으며, 6월에는 LG화학 청주광학필름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나라의 산업 안전 수준이라고 하기에는 처참한 모습이다.
정부 공식 통계에서 연간 산재 사망 근로자 수가 2009년 이후부터 2000명선 아래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지난해만 해도 그 수가 1929명에 이른다. 여기에 근로자가 다치는 사고까지 치면 산업현장의 재해가 일상화돼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산재사고 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 전반에 깊게 뿌리박힌 안전불감증이 그 원인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인명피해가 크게 난 사고들의 면면을 봐도 조금만 안전에 주의를 더 기울이고 수칙을 지켰다면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즉, 일어나지 않아야 할 사고들이 일고나고 있는 셈이다.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을 소홀히 하는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 요원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물론 지자체와 민간기업 등도 ‘경각심’을 갖고 더 큰 사고가 나기 전에 반복되는 사고를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더 이상 무고한 인명피해가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