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급접촉 호응 재촉구 방침…북한 외무상 방미도 관심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종료를 계기로 한반도에 대화 국면이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지만 실제 국면 전환이 이뤄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우선 UFG 연습 종료 다음날인 29일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우리의 UFG 연습 강행을 비난하면서 "아무 일 없는 듯이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처럼 떠드는 것이야말로 철면피의 극치"라고 대남 비난을 이어갔다.

하루 전날에는 인천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 방침 철회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런 북한의 모습은 UFG 연습이 끝나면 2차 남북 고위급접촉에 북한이 응해오는 등 한반도 정세가 전환될 것이라는 그동안의 관측과는 다른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태도는 대화 자체를 거부한 것이라기보다는 본격적인 대화 국면 전환에 앞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의 하나라는 관측이 일단 우세하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31일 "고위급 접촉을 완전히 깨겠다기보다는 이를 앞두고 나름의 입지를 세우는 과정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조만간 북한에 2차 고위급 접촉 호응을 다시 촉구하는 등 남북대화 여건 마련에 주력해나간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UFG 기간에 대남 비난을 상대적으로 자제하고 미국에 집중적 비난의 화살을 돌린 점도 남북대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남북관계와 별도로 9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유엔 총회에 맞춰 추진중인 리수용 북한 외무상의 미국 방문도 관심이다.

북한 외무상으로서는 15년만의 방미가 될 리수용의 미국 방문이 이뤄질 경우 북한은 자신들의 메시지를 대외에 알리는 장으로 한껏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망은 엇갈리고 있지만 리수용의 방미 기회를 통한 북미간의 공식·비공식 접촉 가능성에 대한 관측도 벌써 제기되는 상황이다.

주목되는 점은 미국의 태도다. 오바마 정부 역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어떤 식으로든 북한 문제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리수용 방미를 전후해 북미간에 어떤 식으로든 분위기 전환의 단초가 마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론 오바마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을 감안해 본다면 리수용의 방미가 이뤄지더라도 비핵화 문제에 대한 진전 없이는 북미관계에 특별한 전환점을 찾는 계기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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