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사는 연우 아빠 신효섭씨

연우 아빠 신효섭(42·사진)씨는 ‘고래(연우의 애칭)’를 전담해 돌보기 시작한 지난해 3월 18일을 잊지 못한다. 혼자 육아와 가사를 도맡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전날 밤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였던 그는 하루 종일 좌충우돌하며 전업 주부로의 신고식을 호되게 치렀다.
영어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던 신씨는 정규직인 아내의 육아휴직 후 육아를 맡게 된 케이스다. 학교 계약 기간이 끝나면서 육아휴직을 마친 아내와 바통 터치를 하게 됐다.
연우는 4살이지만 아직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는다. 대신 하루 종일 아빠와 함께 지내며 도서관이나 문화센터의 프로그램에 다니기도 한다. 신씨는 “연우 친구들이 다 어린이집에 가서 낮에 같이 놀 친구가 없어졌을 때는 살짝 흔들리기도 했다”며 “만 3세가 될 때까지는 아이를 도맡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빠 육아가 결코 쉽지만은 않다. 끊임없이 참아야 하는 육아를 통해 그는 인내와 배려를 배워 가고 있다. 퇴근을 할 때 아이를 보며 울고 있던 아내의 모습도 이제는 이해가 간다. 다른 아이와 비교해 성장 속도가 느리다고 느낄 때면 걱정이 들기도 하고,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건지 확신이 들지 않아 불안할 때도 있다.
“아이가 다리를 저는 것 같다고 느껴 서울대병원, 을지대병원까지 찾아간 적도 있어요. 병원에서는 “왜 왔냐?”는 분위기였죠. 그런데 아이는 그냥 놔둬도 스스로 정말 잘 자라더라고요.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연우가 대견하고 고마워요.”
5년차 텃밭 농사꾼인 신씨는 유기농으로 재배한 토마토, 무, 갓, 가지 등을 수확해 아이에게 먹인다. 민들레의료생협 대의원, 자연드림 조합원으로 건강한 삶과 마을 공동체에도 관심이 많다. 아이에게 직접 만들어 먹이는 음식 솜씨도 수준급이다.
“육아는 제가 40대가 되면서 처음 한 결정이었는데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에요. 연우와 함께 하는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합니다.”
<글·사진/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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