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홀에서 짜릿한 버디…베테랑 카리 웨브에 재역전승

▲ 김효주가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에비앙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우승컵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효주(19·롯데)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정상에 섰다. 김효주는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클럽(파71·6천45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합계 11언더파 273타를 적어낸 김효주는 카리 웨브(호주·10언더파 274타)를 1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특히 18번홀(파4)에서 재역전시키는 4.5m 버디 퍼트가 극적이었다. 우승 상금은 48만7500 달러(약 5억417만원).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3승을 올리는 활약을 펼친 김효주는 세계 강호들이 출전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미국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김효주가 LPGA 투어 정식 멤버 가입을 신청하면 5년간 투어 출전권을 얻는다.

한국 선수가 비회원 자격으로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08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신지애(26), 2011년 US여자오픈에서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역대 세번째로 어린 나이에 우승한 김효주는 세계랭킹도 20위에서 10위로 도약할 예정이다.

장하나(22·비씨카드)와 허미정(25)이 9언더파 275타를 쳐 공동 3위, 최나연(27·SK텔레콤)도 8언더파 276타로 5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10언더파 61타를 쳐 메이저대회 최소타 기록을 작성한 김효주는 1타차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했다.

메이저대회를 일곱 차례나 제패한 베테랑 웨브와 챔피언조에서 맞붙은 김효주는 2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 1m에 붙여 버디를 잡아 기선을 제압했다.

서두르지 않고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파를 지켜가던 김효주는 9번홀(파5)에서 다시 1타를 줄인 뒤 11번홀(파4) 버디에 이어 12번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홀 1.2m에 떨어뜨린 뒤 버디로 연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하지만 김효주에게도 위기는 찾아왔다.

김효주는 14번홀(파3)에서 3퍼트를 하는 바람에 4라운드 첫 보기를 적어내 무서운 기세로 추격해온 최나연, 장하나, 허미정, 웨브에게 1타차로 쫓겼다.

웨브는 15번홀(파5)에서 벙커샷을 홀 옆 1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김효주와 동타를 만들었다.

16번홀(파3)에서는 김효주가 다시 1타를 잃는 바람에 웨브는 1타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패색이 짙어졌지만 김효주는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보여줬다.

17번홀(파4)에서 힘들게 파 세이브에 성공한 김효주는 18번홀에서 회심의 두번째 샷을 날렸다. 볼은 워터 해저드를 넘어 그린 위에 안착했고 홀까지 4.5m를 남겨 놓았다.

웨브의 두 번째 샷은 그린 가장자리에 떨어졌지만 파는 무난해 보였다.

하지만 웨지로 친 어프로치 샷은 홀을 지나쳐 2m를 굴러갔다.

이번에는 김효주의 반격이 이어졌다. 김효주는 신중하게 퍼트 라인을 살핀 뒤 퍼트를 했고, 볼은 홀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디로 이어졌다.

긴장한 웨브는 파만 해도 연장전에 갈 수 있었지만 파퍼트를 놓쳐 보기를 적어내면서 2006년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이후 찾아온 메이저 대회 우승 기회를 놓쳤다.

한편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합계 2언더파 282타로 공동 10위에 올라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다음 시즌으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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