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전 기자는 황당하고 기분 나쁜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발신자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보낸 이 메시지에는 사진과 동영상이 첨부돼 있었는데 사진에는 한 남성의 알몸과 나체의 여성 사진이 적나라하게 담겨있었다. 이 메시지에 있는 동영상을 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사진과 비슷한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 사진과 동영상을 지워 버렸다.

며칠 뒤 한 남성으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가 도착했다. 문자의 내용은 자신의 스마트폰이 해킹 돼 누군가가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알몸사진을 퍼뜨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단순한 해프닝이라고 여긴 기자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다. 하지만 최근 주변에서 이 같은 피해사례들이 곳곳에서 들려왔고 급기야 지난 8월에는 한 남성이 이 같은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젠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피해사례도 여러 가지였다. 한 남성에게 접근, 서로 알몸으로 인터넷 화상채팅을 하자고 유혹한다. 이후 각종 핑계를 대며 남성의 스마트폰에 어플을 설치하도록 유도한 뒤 남성이 어플을 설치하면 지인들의 전화번호를 고스란히 빼내 돈을 주지 않으면 화상채팅 영상을 배포한다고 협박하는 사례. 또 SNS 등에 올린 얼굴사진을 남성의 알몸사진과 교묘히 합성, 이를 퍼뜨린다고 협박하는 경우도 있었다. 남성들의 호기심을 이용해 범행하는 ‘사이버 꽃뱀’인 셈이다. 경찰은 이 같은 ‘사이버 꽃뱀’들이 중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이들의 범죄행위는 처벌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 같은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좀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호기심에 이 같은 범행에 말려 들 수 있기 때문에 확인되지 않은 스마트폰 어플은 설치하기 전 백신프로그램으로 확인하고, 또 SNS에 드러나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소중히 다뤄 범행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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