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힐링토크(7) 청노 우쿨렐레 아름다운 동행팀

청노 우쿨렐레 아름다운 동행팀은 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과 청주 사직2동주민센터를 이용하는 40세에서 70대까지 여성으로 구성된 동아리입니다. 누군가의 며느리이자 딸, 누군가의 시어머니, 누군가의 친정어머니인 이들에게는 저마다 다양한 라이프 리얼스토리가 있습니다. 귀농 후 도시의 문화가 그리워 매주 나오시는 분, 갑상선에 병을 앓고 있는 분, 고부갈등으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분, 딸의 살림을 다해주고 온갖 애환을 속으로 삭이는 분, 벽과 TV를 바라보며 홀로 식사 하는 분, 기러기 부부이신 분, 갱년기 우울증에 힘들어 하시는 분 등 다양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들이 몇 년 전부터 단순히 우쿨렐레를 배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운 것을 집중적으로 연습해 경로당, 노인보호시설, 초등학교, 지역예술무대, 치료감호소 등을 찾아 나눔 공연을 열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 명씩 앞으로 나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여성 1 (김효숙)
“아이구, 허리아파라! 전 시골에서 텃밭농사를 하며 전원생활을 하는 것이 좋은데 매일 흙만 만지다보니 도시문화도 그리워 우쿨렐레를 배우게 됐어요. 형님과 아우님들은 어떻게 배우게 됐나요?”
여성 2 (홍애숙)
“남편 하는 일이 좀 위험하고 밤에도 안 올 때가 많아 매일 걱정이었죠. 지금은 기러기부부인데, 기러기도 주말기러기면 다행이고 한 달 기러기는 보통이라, 내 자신의 마음의 안정과 행복을 위해서 뭐라도 열심히 배우고 싶었어요.”
여성 3, 4, 5 (정정자, 신연양, 장순양) 
“우리집 안방에는 호랑이가 살고 있어요. 이 양반은 왜 맨날 술만 먹고 와서 잠만 자는지……. 스트레스를 뭘로 풀까 고민하다 우쿨렐레를 알게 됐어요.”
“저는 아직 50대 초반인데 시집을 빨리 가서 벌써 며느리도 봤죠. 그런데 손주를 봐주며 남은 생애를 살기에는 내키지 않아 좀 더 보람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했죠.”
“전 우쿨렐레를 배우고 공연하는 게 처음에는 정말 떨렸는데 자꾸 하다 보니 재미있어요. 같이 어울려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해요.”
여성 6, 7, 8 (최광자, 이상희, 홍명희)
“전 원래 노래를 무척 잘하는 사람인데 갑자기 목이 시름시름 아파 병원에 가니 갑상선에 이상이 있다고 하네요. 그 좋아하던 합창도 자주 못하게 되었는데 음악이 계속 하고 싶었어요.”
“옛날엔 하고 싶어도 돈이 많이 들어 못했지. 스트레스가 생겨도 음악을 하면 속이 뻥 뚫려요.”
“저는 어릴 적부터 악기 연주가 꿈이었는데 엄두가 안 났어요. 지금 그 꿈을 이루고 있어요.”
여성 9 (홍성예)
“직장 다니는 딸네 살림을 내가 다 해줬어요. 자식농사 다 하면 한시름 놓을 줄 알았는데 이제 살림하고 손주농사도 하면서 사니 이 홍성예를 위해서 뭔가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제 키에 맞는 우쿨렐레를 발견했죠. 늦은 나이지만 재능을 나누며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어 정말 즐거워요.”

한 여성이 크로마하프를 들고 지나간다. 모두들 주목한다.
“어? 저기 크로마하프 아니야? 저기요! ‘아름다운 것들’ 연주할 줄 아세요? 함께 하면 더 좋으니 같이 해볼래요?”
함께 양희은의 ‘아름다운 것들’을 연주하며 무대를 마친다. <끝>
<정리/조아라·사진/임동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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