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4년 동안 지역사회 연계 전무 ‘그림의 떡’
충주시 MOU 체결 협조내용 명시…기업 책무 불이행

▲ 충주시 동량면 충주댐 인근에 자리한 IBK기업은행 연수원 출입문에 ‘일단정지’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IBK기업은행연수원이 개원 4년이 넘도록 사회공헌활동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특히 최근 연수원장이 여직원 숙소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이미지 실추 등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30일 충주기업인협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충주시 동량면 충주댐 인근에 연수원을 건축, 직원들의 수련회나 워크숍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개원 이래 이곳을 이용한 지역 업체나 관계자들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기업은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내부 규정을 이유로 지역 기업체들은 워크숍 자체를 신청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역에 위치한 금융권 연수원이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서 온 회사 비즈니스 손님을 맞을 때마다 충주에는 변변한 숙소가 없어 인근 원주나 청주로 가고 있다”며 “천혜의 풍광과 깨끗한 시설을 자랑하는 장소에 위치한 기업은행 연수원은 지역 기업인들에게는 ‘있으나 마나 한 시설’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연수원 자체 규정에 따르면 연수원 이용은 기업은행과 관계된 기업에 우선 개방하며 일반인 친목이나 공공목적을 위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은행이 연수원 건립 당시 충주시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내용에는 지역사회를 위한 각종 사업과 공헌 협조가 명시돼 있어 연수원 측이 이행해야 할 책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2006년 5월 기업은행은 충주시와 MOU를 맺으면서 사업추진 시 지역 업체 참여를 적극 배려하고 사업완료 후 지역주민을 적극 고용하며 기업유치활동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건립공사에는 지역 업체 참여가 없었고 심지어 대부분 건축자재들도 외지 업체에서 구입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원은 지역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는 명분으로 행정적 편의를 받았던 공신력 있는 은행 측이 약속이행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연수원에는 지역주민 다수가 고용돼 있지만 대부분 관리, 청소 등 서비스 분야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고 식당의 경우 대기업 계열사인 외주업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은행 측은 충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유치 분야에서도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

충주시에 따르면 기업은행 측은 지역에서 각종 혜택을 받고 연수원을 운영하며 시가 추진하는 기업유치 활동에는 지난 4년간 전혀 도움을 주지 않고 유치 협조도 전혀 없었다.

이런 이유로 충주관내 기업인들은 기업은행 연수원 측이 각종 ‘편의’를 받고 지역에 자리 잡은 만큼 최소한 지역사회와 기업을 우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충주시민이나 지역 중소기업을 위해 연수원 이용 시 객실 일정량을 할애해 줄 경우 지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지역 기업체의 송금 수수료 부과 문제도 우체국 등 충주지역 대다수 금융기관은 기업이 주거래은행으로 등록할 경우 송금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하지만 기업은행 측은 관내 30~40여개 기업이 주거래은행으로 등록하고 직원 급여통장으로 거래할 경우 매번 송금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어 다른 금융기관보다 지역 기업인들에 대한 혜택이 전혀 없어 ‘지역사회와의 동반성장’이라는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양일보는 IBK기업은행연수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수원 관계자에게 수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충주지역 대다수 기업인들은 기업은행 측이 지자체의 협조와 지역사회의 관심 덕택에 연수원이 충주에 자리 잡은 만큼 지역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다.<충주/윤규상>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