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평범한 책가게 주인과 유명 여배우의 러브스토리를 담은 영화가 개봉됐다. 영국의 한 지명의 이름을 딴 이 영화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남녀 주인공의 달콤한 연기로 두 배우는 모두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며, 영화 속에서 남자주인공이 거닐던 거리는 순식간에 관광명소가 됐다.

이곳은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바로 ‘노팅힐’이야기다. 한편의 영화로 인해 영국의 평범한 거리가 순식간에 관광명소로 변한 것이다. 물론 이면에는 이곳을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한 영국 정부의 지원이 있었다.

10여년전에는 드물었겠지만 최근에는 영화 또는 드라마의 촬영장소가 종종 관광명소로 새롭게 태어나기도 한다.

몇몇은 무관심으로 사라지고 또 어느 곳은 순식간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오랫동안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는다.

청주 수암골도 이와 마찬가지다. 2007년 달동네가 벽화마을로 새롭게 단장됐고 이후 2008년 카인과 아벨이라는 드라마의 촬영장소로 사용되면서 관광객들이 찾기 시작했다. 70~80년대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수암골은 수많은 드라마 촬영장소로 사용됐고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청주시의 관심 부족으로 인해 수암골은 점점 특유의 모습을 잃고 있다. 현대식 건물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드라마 촬영장소의 가치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렇다 할 관광자원이 없던 청주지역에서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각광을 받았던 수암골의 변질은 정말 아쉽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점점 퇴색되고 있는 수암골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 청주 수암골이 영국의 노팅힐처럼 될 수 있도록 청주시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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