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주년 기념 앨범 발표 윤항기 신곡 ‘걱정을 말아요’ 수록 "걱정대신 용기전하는 노래”

 

“나는 행복합니다. 정말 정말 행복합니다.”(노래 ‘나는 행복합니다’ 중)

무대에 조명이 들어오자 흥겨운 드럼과 기타, 키보드 소리가 터져나왔다. 자신을 “신인 가수”라고 지칭한 무대 위 55년차 스타의 목소리는 힘이 넘쳤고 호응을 유도하는 무대 매너도 대단했다.

그룹사운드 ‘키보이스’ 출신 가수 윤항기(71)의 무대는 여전히 흥겨웠다. 그는 마이크를 쥔 손을 바꿔가며 현란한 제스처를 취했고, 두 손으로 크게 하트를 그리며 관객의 환호를 끌어냈다.

29일 오후 서울 중구의 예음콘서바토리에서 열린 데뷔 55주년 기념 앨범 발매 쇼케이스에서 윤항기는 “노래 부를 힘이 없어지기 전에 팬들을 위한 마지막 서비스를 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앨범 발표가) 진짜 행복하다”면서 “‘나이 칠십이 넘어 무슨 신곡을 내나’라고 나약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나이에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사람들에게 주고자 다시 나왔다”고 강조했다.

윤항기가 데뷔 55주년을 맞아 발표한 골든 앨범에는 신곡 ‘걱정을 말아요’와 ‘여러분’, ‘장미빛 스카프’를 비롯한 그의 대표곡 등 모두 13곡이 수록됐다.

‘걱정을 말아요’는 윤항기가 작곡하고 아내 정경신이 작사한 노래로 신나는 멜로디와 박자에 어렵고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다시 시작하자는 내용의 가사를 실었다.

그는 “누구나 편하게 부를 수 있는 국민 응원가를 만들고자 했다. 쉬운 곡을 만드는 게 오히려 더 어렵더라”면서 “우리나라에 힘든 일이 많은데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었다.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고 싶었다”라고 소개했다.

뮤지컬 배우 겸 가수 윤복희의 오빠이기도 한 윤항기는 1959년 작곡가 김희갑이 악단장으로 있던 에이원쇼를 통해 데뷔해 1960년 해병대 군악대를 거쳐 1964년 키보이스를 결성했다.

‘한국의 비틀스’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키보이스는 그해 7월 독집 앨범 ‘그녀 입술은 달콤해’를 발표했는데, 이 앨범이 국내 그룹사운드의 첫 음반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60년대 키보이스에 이어 1970년대부터 키브라더스 활동과 솔로 활동을 통해 ‘장미빛 스카프’, ‘별이 빛나는 밤에’, ‘나는 어떡하라구’, ‘해변으로 가요’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남겼다.

그는 그러나 1986년 아시안게임 때 앨범을 낸 것을 마지막으로 1987년부터 신학을 공부했고 1990년 목사 안수를 받아 예음예술종합신학교 총장 및 예음교회 담임목사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올해를 끝으로 목회자에서 은퇴한다.

그는 “55주년까지 오기가 쉽지는 않았다. 스스로 생각에도 대단한 면이 있다”면서 “힘이 떨어져 더 쇠잔해지기 전에 새 음반을 내고 팬을 찾아뵙는 것이 큰 꿈이었다”고 돌아봤다.

이날 행사에는 김희갑, 태진아, 쟈니리, 서수남, 서유석, 김국환, 유현상, 김홍탁, 최백호 등 한국 연예계를 풍미한 그의 친구들과 선후배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윤항기는 향후 전국을 순회하는 55주년 기념 콘서트도 할 예정이다. 쇼케이스 중반 윤복희가 불러 크게 히트한 자신의 노래 ‘여러분’을 직접 부르던 그는 간주에서 이런 바람을 밝혔다.

“사실 요즘 걱정이 많습니다. 하지만 걱정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죠. 노래 가사처럼 우리가 서로 돕고 한마음으로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며 함께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도우며 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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