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들 신예 김병준, 한국신·은메달…관록의 김덕현도 멀리뛰기 '은'

금메달 소식은 들리지 않았지만 희망의 빛이 뿜어져 나온 하루였다.

한국 육상이 9월 30일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김병준(23)이 남자 허들110m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한국 육상 첫 은메달을 선사하자 김덕현(29)이 남자 멀리뛰기 은메달로 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앞서 열린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는 임은지(25)가 이 종목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메달(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병준은 인천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110m허들 결승전에서 13초43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자신이 '우상'으로 꼽는 박태경이 4년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달성한 종전 한국기록 13초48을 0.05초 줄인 한국 신기록이었다.

김병준은 셰원쥔(13초36·중국)에 0.07초 뒤졌지만 얌라스 리티뎃(13초61·태국)에 앞서 2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레이스 중반까지 선두를 유지하던 김병준은 마지막 10번째 허들을 넘어서면서 셰원쥔에게 선두를 빼앗겨 금메달을 놓쳤다.

그는 "마지막 허들을 넘을때 너무 힘이 들어가서 제대로 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며 "금메달과 한국 기록 경신으로 잡았는데 한 마리 토끼를 놓친 것은 아쉽다"고 했지만 한국 육상은 김병준의 가파른 상승세에 더 큰 희망을 품었다.

김덕현은 남자 멀리뛰기 결승에서 마지막 6차시기에 올 시즌 자신의 최고 기록인 7m90을 뛰며 7m86을 기록한 가오싱룽(중국)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1위는 8m01을 뛴 리진즈(중국)가 차지했다.

김덕현은 5차시기까지 7m73으로 4위에 머물렀으나 마지막 도약에서 힘을 내며 역전극을 완성했다.

김덕현은 "메달권 밖 순위는 의미가 없으니 마지막으로 승부를 걸어봤다"며 마지막 시기에 승부수를 던졌다고 설명하면서도 "금메달을 얻지 못한 것이 속상하다. 이길 수 있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멀리뛰기 금메달을 목에 건 김덕현은 이번 대회에서도 시상대에 오르며 2개 대회 연속 멀리뛰기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그는 10월 2일 열리는 주종목 남자 세단뛰기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의 미녀새' 임은지의 도약은 아름다웠다.

임은지는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4m15를 넘어 리링(4m35·중국)과 아비코 도모미(4m25·일본)에 이은 3위에 올랐다.

임은지는 4m15를 1차시기에서 가장 먼저 성공해 한때 1위를 달렸다. 리링과 아비코는 2차시기에서 4m15를 넘었다.

아비코가 4m25를 넘고, 리링이 4m25를 건너뛰고 4m35를 뛰어넘는 동안 임은지는 세 차례 4m25에 도전해 모두 아쉽게 바를 넘지 못했다.

금빛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3년의 깊은 슬럼프를 딛고 시상대 위로 점프한 임은지에게 박수가 쏟아졌다.

임은지는 "비록 금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한국 육상과 장대높이뛰기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자 200m의 여호수아(27)는 개인 최고인 20초82를 기록하며 준결승에 안착했다.

'허들공주' 정혜림(27)은 여자 100m 허들 예선에서 13초17의 개인 시즌 최고 기록으로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반면 여자 200m에 나선 김민지(19·23초77)와 정한솔(21·24초73)은 예선탈락했다.

남자 원반던지기에서는 이란의 에산 하다니(65m11)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의 최종범은 54m30으로 11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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