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두 가지의 뉴스가 교차돼 눈길을 끈다.
무명가수로 활동하면서 평소 안면이 있던 이웃에 접근, 활동비가 필요하다며 돈을 가로챈 혐의로 50대 한 남자가 구속됐다는 뉴스가 첫 번째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자는 이웃 남성에게 “여자를 소개해주겠다”고 환심을 산 뒤 "음반을 내고, 방송에 출연하려면 활동비가 필요하다"며 이웃 남자 명의로 신용카드를 발급받거나 대부업체로부터 대출을 받는 수법으로 54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하나의 뉴스는 충북도의회 의원들의 의정비 인상 논의를 위한 의정비심의위원회가 6일부터 회의를 소집한다는 것이다.
출범 초기부터 원 구성을 둘러싸고 촉발된 여야 갈등이 아직도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여야가 따로는 ‘한 지붕 두 가족’이 현재 도의회의 안타까운 모습이다.
연찬회도 여야가 따로 개최하고, 해외연수도 여야가 따로 간다고 한다.
갈라진 도의회 내분은 봉합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런 와중에 충북지역 발전을 위한 핵심 현안인 청주에어로폴리스 부지조성비를 소관 상임위인 산업경제위원회에서 원안가결했음에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전액 삭감, 항공정비단지 조성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과정에선 여야는 물론 같은 여당 의원들끼리도 의견이 갈리는 등 좀처럼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의정비 인상 요구에 대해선 단 한 명의 의원도 반대를 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의정비 인상을 요구하는 일에는 내분이나 갈등도 없이 합심한 모습을 보인 셈이다.
현재 도의원들이 연간 받는 의정비는 의정활동비 1800만원과 월정수당 3168만원 등 4968만원으로, 한 달 평균 414만원에 이른다.
그런데도 이들은 의정활동을 위한 의정비가 적다며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자신들에 대한 주민 여론이 어떤지도 모른 채.
그렇다면 과연 이들이 의정비를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는 밝히고 있는가. 아니다. 오히려 의정비를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하는지조차도 모른다. 생활비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지금 받는 의정비로는 의정활동을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활동을 하고 의회가 열릴 때마다 도의회로 출근해야 하는 활동비로는 한참 모자라기 때문에 활동비가 더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도민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며 지역발전의 초석이 되겠다고 유권자들의 환심을 산 뒤, 정작 정치논리와 당리당략에 빠져 갈등만 야기하며 지역 발전 현안의 발목만 잡는 등 지역발전에 역행하는 도의원들이 “여자를 소개시켜주겠다”며 이웃을 속이고, 이런저런 활동에 돈이 필요하다며 활동비 명목으로 돈을 가로챈 무명가수와 얼마나 다른가.
의정비 인상이 필요하다면 자신들이 받는 의정비를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부터 밝히고 검증받는 일이 우선돼야 하며, 지역과 주민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했으면 어떤 노력과 실천을 했는지도 밝혀야 한다.
그것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첫걸음이며, 의정비 인상의 정당성을 증명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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