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천안지역 박완주·양승조의원이 최근 유관순열사 추모제에 어울리지 않은 복장과 행동으로 시민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지난달 28일 오전 유관순 열사 순국 94주기 추모제가 추모각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제는 일부 국정교과서에 유 열사의 기록이 누락된 것과 관련해 시정·보완을 요구하는 성명서가 발표돼 그 어느 때보다 유 열사의 순국을 애도하는 분위기가 엄숙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시절 보훈특위 위원장까지 역임했던 양승조 국회의원(천안갑)은 얼굴도장만 찍고 공식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다른 체육행사장으로 가버렸다. 박완주 의원(천안을)은 청바지 같은 차림으로 귀빈석에 참석했다. 시민들은 ‘유관순 열사를 무시한 행동’, ‘예의가 없는 의원’ 등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박 의원 측은 “푸른색 계통의 면바지였으며, 체육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간편한 복장을 착용했다”고 해명했다. 양 의원도 “다른 체육행사와 겹쳐 헌화한 뒤 양해를 구하고 먼저 자리를 떴다”고 설명했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대한민국 대표 항일 운동가인 유 열사의 추모제에 참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추모제 참석자들은 예의와 격식을 갖추고 경건한 자세로 참배해야 한다. 이는 동방예의지국의 국민으로서 기본 예의이고, 상식이다. 국회의원들이 출신지역을 챙기는 일은 중앙정치를 잘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책무다. 천안출신 국회의원들이 지역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보다 표밭인 체육행사를 더 중요시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천안/최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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