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 "여전히 혐의 부인하냐" 질문에 묵묵부답
대리기사 이씨 "이번 폭행사건 시발점은 김현 의원"
세월호 유족들의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3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정각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도착해 조사를 받은뒤 오후 2시께 출석한 대리기사 이모(52)씨와 대질 신문을 받았다.
김 의원은 지난달 17일 0시 40분께 영등포구 여의도 거리에서 세월호 유족들과 함께 술을 마신 뒤 대리기사, 행인 2명과 시비가 붙어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당시 직접적인 폭력을 휘두르지는 않았지만 피해자들은 "김 의원이 '명함 뺏어'라는 말과 함께 유족들의 폭행이 시작됐다"면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경찰은 김 의원 진술의 진위를 가린 뒤 폭행교사나 방조 등의 혐의를 적용해 이번 사건의 공동정범으로 볼 수 있을지를 판단할 방침이다.
대리기사 이씨는 이날 대질신문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폭행사건의 시발점은 김 의원"이라면서 "김 의원이 (직접 폭력을 휘두르지 않았다면서) 이 사건에서 빠진다는 것은 제가 보기에 뭔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김 의원이 보낸 문자메시지와 관련, "그날 일을 인정하고 사과하겠다고 했다면 제가 연락을 취했을지 모르나 '꼭 만나서 직접 사과 드리고 싶습니다'라고만 돼 있었다"면서 "저와 반대되는 진술을 하고 그런 문자를 보낸 것이 여론 등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사과를) 하려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이씨 측 법률대리를 맡은 차기환 변호사는 "경찰이 사건 이틀 뒤에야 가해자들을 불러 조사한 것이나, 폭행을 말린 행인들의 정당방위 여부를 검토한다고 하다가 느닷없이 입건한 과정에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김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통화내역 등을 확실히 조사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경찰에 나오면서 "공동폭행 혐의를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혐의를 부인했는데 지금도 같은 입장이냐" 등의 질문에는 함구했으나 "피해자가 사과를 계속 안 받고 있는 데 대한 입장을 말해달라"는 질문에는 "사과 드립니다"라고 답한뒤 조사실로 향했다.
앞서 법원은 대리기사와 행인들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이 신청한 유가족 3명의 구속영장을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