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 "여전히 혐의 부인하냐" 질문에 묵묵부답
대리기사 이씨 "이번 폭행사건 시발점은 김현 의원"

▲ 세월호 유가족의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3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 출석,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세월호 유족들의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3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정각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도착해 조사를 받은뒤 오후 2시께 출석한 대리기사 이모(52)씨와 대질 신문을 받았다.

김 의원은 지난달 17일 0시 40분께 영등포구 여의도 거리에서 세월호 유족들과 함께 술을 마신 뒤 대리기사, 행인 2명과 시비가 붙어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당시 직접적인 폭력을 휘두르지는 않았지만 피해자들은 "김 의원이 '명함 뺏어'라는 말과 함께 유족들의 폭행이 시작됐다"면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경찰은 김 의원 진술의 진위를 가린 뒤 폭행교사나 방조 등의 혐의를 적용해 이번 사건의 공동정범으로 볼 수 있을지를 판단할 방침이다.

대리기사 이씨는 이날 대질신문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폭행사건의 시발점은 김 의원"이라면서 "김 의원이 (직접 폭력을 휘두르지 않았다면서) 이 사건에서 빠진다는 것은 제가 보기에 뭔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김 의원이 보낸 문자메시지와 관련, "그날 일을 인정하고 사과하겠다고 했다면 제가 연락을 취했을지 모르나 '꼭 만나서 직접 사과 드리고 싶습니다'라고만 돼 있었다"면서 "저와 반대되는 진술을 하고 그런 문자를 보낸 것이 여론 등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사과를) 하려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이씨 측 법률대리를 맡은 차기환 변호사는 "경찰이 사건 이틀 뒤에야 가해자들을 불러 조사한 것이나, 폭행을 말린 행인들의 정당방위 여부를 검토한다고 하다가 느닷없이 입건한 과정에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김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통화내역 등을 확실히 조사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경찰에 나오면서 "공동폭행 혐의를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혐의를 부인했는데 지금도 같은 입장이냐" 등의 질문에는 함구했으나 "피해자가 사과를 계속 안 받고 있는 데 대한 입장을 말해달라"는 질문에는 "사과 드립니다"라고 답한뒤 조사실로 향했다.

앞서 법원은 대리기사와 행인들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이 신청한 유가족 3명의 구속영장을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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