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생물다양성 전망보고서 경고…생물다양성 유지에 연 최대 464조원 필요

인류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오는 2020년까지 해양 산성화의 영향으로 카리브 해 산호초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유엔 산하 생물다양성협약(CBD) 사무국은 5일 공개한 '제4차 지구생물다양성전망'(GBO-4)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에 취약한 산호초는 멸종위기에 처한 종의 수가 30%가량 증가했고, 동남아시아 지역의 산호초는 95%가 멸종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보고서에는 그간 '아이치 생물다양성 목표'(Aichi Targerts) 달성을 위한 진전이 있었으나 느리게 진행되고 있어 2020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추가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유엔은 지난 2010년 열린 제10차 총회에서 2011∼2020년을 '생물다양성 10년'으로 선포하고 생물다양성 전략계획과 20개의 아이치 목표를 채택한 바 있다.

보고서는 인간이 전체 지구 식물 생산량의 30~40%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는 한 세기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양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아마존의 산림 파괴를 감소시키기 위한 브라질 정부의 노력으로 산림 손실 속도가 크게 느려졌지만 열대성 사바나 기후지대(세하도) 생물군계의 50% 이상이 개간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10년간 아마존 밀림에서 매년 제주도의 약 2.5배에 달하는 면적(5천㎢)이 개간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지속적인 남획이 여러 해양 생물종의 멸종을 가져왔다는 점도 짚었다.

지속적인 남획 탓에 1970∼2000년 사이에 포식자 어종의 절반 이상(52%)이 줄었으며, 무분별한 어획으로 연간 60만 마리 이상의 해양 포유동물과 8만 5천마리의 거북이 희생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20개 아이치 생물다양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년 158조∼464조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되나 생물다양성을 지원하는 자금은 이보다 훨씬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가 아이치 목표 달성을 위해 추산한 금액은 2014년을 기준으로 한 한국 환경분야 예산 6조5000억원의 24∼71배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현재의 행동 방식, 소비, 생산 및 경제적 유인책을 그대로 지속한다면 미래에는 생태계가 인간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며 "아이치 생물다양성 목표를 달성하고 인간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4년마다 발간되는 생물다양성협약 공식 보고서인 GBO-4는 생물다양성 분야의 국제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가 작성한다. 보고서는 당사국 총회 의결을 거쳐 채택되며 당사국 총회 결정문을 도출하는 주요 근거로 활용된다.

CBD 사무국은 본회의 개막일인 6일 오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GBO-4 보고서 발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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