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1월 발병률 가장 높아 10세 미만 60세 이상 취약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들면서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날씨에 조심해야 할 감염성 질환으로 흔히 감기를 떠올리지만 의외의 복병으로 ‘바이러스성 장염’이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바이러스성 장염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오히려 날씨가 추워지면서 유행하기 시작하는데 주된 원인으로는 로타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아스트로바이러스 등이 꼽힌다. 이중 로타바이러스는 영유아들에게 심한 설사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감염되면 대개 1~3일의 잠복기를 거쳐 갑자기 구토와 발열 증상이 나타나고, 이어 3~8일 동안 심한 물설사를 하는데 다른 바이러스성 장염에 비해 구토와 설사 증세가 더욱 심하고 잦은게 특징이다.

로타바이러스는 대변 분비물의 구강 유입을 통해 감염된다. 오염된 식수나 음식물 또는 장난감, 수도꼭지, 기저귀 교환대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어 무엇보다 철저한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문제는 로타바이러스가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생존할 수 있어 개인 위생 관리만으로는 질병의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점이다. 또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특별한 항바이러스 약물이 없기 때문에 일단 걸리고 나면 계속 수분을 보충해 탈수를 막는 것 외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동현 교수는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바이러스 입자가 10개만 몸에 들어와도 감염을 일으킬 정도로 전파력이 강하고 치료제도 없어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하는 게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권고했다.

김 교수는 또 “특히 생후 3개월부터 35개월 사이의 아이들에게 심한 증상의 로타바이러스 장염이 잘 발생하는 만큼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백신 접종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현재 국내에 유통중인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사람 균주만을 이용해 만든 ‘2차례 접종’ 백신과 이 백신에 동물 균주와 사람 균주를 유전자조합으로 재배열해 만든 ‘3차례 접종’ 백신이 있다. 두 백신 모두 유행하는 다섯 가지 로타바이러스 혈청형을 예방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사람 균주로 만든 ‘2차례 접종’ 백신은 생후 10주 안에 접종을 완료할 수 있기 때문에 로타바이러스 장염이 많이 발생하는 시기 전에 빠른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DTa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백신, Hib(뇌수막염) 백신, 폴리오 백신, B형 간염 백신, 폐렴구균 단백결합 백신 등과 동시 접종이 가능한 만큼 생후 2~4개월에 이들 백신의 접종 일정에 맞춰 함께 접종해도 무방하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