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무배당 건의 묵살하고 매년 수백억 배당금 챙겨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막대한 빚에 허덕이는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매년 수백억원의 고배당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 의원이 수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2009년 219억원, 2010년 115억원, 2011년 187억원, 2012년 470억원, 2013년 492억원 등 최근 5년간 1483억원의 배당금을 기획재정부에 냈다.

이는 같은 기간 수자원공사가 지급한 전체 배당금 1633억의 9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정부 출자지분이 91%에 이르는 수자원공사는 국유재산법에 따라 배당가능 이익이 발생하면 일정 금액을 배당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4대강 사업 부채로 매년 금융비용으로만 3천억원 이상의 세금을 지원받는 수자원공사가 이익금으로 빚을 갚기는커녕 정부에 배당금을 내게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자원공사는 막대한 채무를 '돌려막기'하기 위해 올해 2조320억원, 2015년 1조4636억원, 2016년 1조4900억원, 2017년 9450억원, 2018년 7000억원 등 5년간 6조6306억원의 신규차입금을 조달한다는 내용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까지 세운 상황이다.

수자원공사는 이런 재무상황을 근거로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나 기재부에 무배당을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오히려 기재부는 수자원공사 당기순이익의 17.54%를 배당금으로 챙겨 고배당 논란이 예상된다. 수자원공사 자체조사 결과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등 대형 민간건설사들은 평균적으로 당기순이익의 13.82%만을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 의원은 "수자원공사가 정부의 일방적 결정으로 4대강 사업에 투자해 빚더미에 앉게 됐음에도, 정부가 배당금 잔치를 벌인 것은 도덕적 해이의 극치"라면서 "무배당 건의를 받아들지 않고 이제 4대강 부채의 원금마저 혈세로 지원하려는 정부는 대오각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