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대표 ‘사이버 검열 논란’ 공식 사과

▲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위법 논란 땐 내가 벌 받을 것”… 정부측 “과도한 반응”

 

다음카카오 이석우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메신저 카카오톡에 대한 수사당국의 검열논란과 관련해 대책을 발표하고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13일 오후 6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대한 이른바 ‘사이버 검열’ 논란에 대해 “본인의 안이한 인식과 미숙한 대처로 사용자에게 불안과 혼란을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여 공식 사과했다.

이 대표는 “보안을 철저히 하고 관련 법 제도를 따르는 것만으로 이용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있다고 자만했다”면서 “카카오톡을 아껴준 사용자의 불안한 마음을 더 빨리 깨닫지 못하고 최근 상황까지 이른 것을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앞으로 법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반드시 프라이버시를 우선하는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7일부터 감청 영장의 집행에 응하지 않고 있고 향후에도 응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일반영장 집행 과정에서도 최소한의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절차와 현황에 대해 외부 전문가와 함께 정보보호자문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청 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겠다는 결정이 실정법 위반으로 문제가 된다면 대표이사인 제가 최종 결정을 했기 때문에 벌은 제가 받을 것”이라며 “이용자의 날카로운 지적과 비판과 서운함에 대해 저희가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프라이버시를 강화하는 방안 뿐이기 때문에 감청 영장에는 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서 발표한 것과 마찬가지로 올 연말을 시작으로 투명성리포트를 정기적으로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화 내용의 서버 보관기간을 2∼3일로 이미 줄였고, 서버에 저장하는 대화내용을 암호화하는 작업도 올해 안에 마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단말기에 암호화 키를 저장하는 ‘종단간 암호화’ 기법을 도입한 프라이버시 모드를 스마트폰·PC버전 등에 따라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중에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는 종단간 암호화의 기획 단계로 구체적인 개발에 착수한 것은 아니며 종단간 암호화 등 보안성이 높아지면 사용편의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이용자의 요구에 발맞춰 사용성을 희생하고서라도 보안을 높이겠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또 정치권 등에서 논란이 된 패킷감청과 관련해 “패킷감청을 하려면 장비가 저희 서버에 접속돼야 하지만 현재는 그런 설비가 없다”며 “앞으로도 그런 장비를 설치할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다.

일반영장 집행에 대해서도 “지금까지도 (수사기관이) 일반영장을 가지고 대화내용 제공을 청구했을 때 서버 보관기간인 5∼7일이 지나 메시지가 이미 삭제된 일이 많았다”며 “보관기관이 2∼3일로 줄어 현실적으로 영장 집행시 사실상 응하기 어려운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프라이버시 담당 조직은 최세훈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이끌게 된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다음카카오가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대표가 직접 사과한 것은 지난 8일 회사 차원의 사과와 재발방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사이버 검열논란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되고, 시민단체들의 사과요구가 계속되는 등 논란이 계속됨에 따라 이를 진화하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법원으로 부터 발부받은 합법적인 영장의 집행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이어서 위법 논란도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다음카카오의 감청불응 방침에 대해 “과도한 반응”이라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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