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이사회서 거취 결정될 듯

지난 15일 사퇴의사를 밝혔다가 번복한 유재봉(58) 충남문화재단 대표 내정자의 거취가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허승욱 정무부지사는 20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조만간 이사회를 소집해서 (유 내정자의 거취)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의견을 듣기로 했다"며 "유 내정자도 출석해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개최 절차가 통상 7일가량 걸리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르면 다음 주중 이사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허 부지사는 "법률적으로 따지면 유 내정자의 내정을 철회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수 있지만 단순 사무처리가 아니라서 이사회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문화재단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이사회에서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고 다음 주중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한다고 본인이 서명까지 해서 철회를 했는데 법률적 문제는 없는 것인지, 임명 지연에 따른 문화재단 업무추진 사항에 어려움은 없는지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사검증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문화재단 인사추천위에서 검토한 부분"이라며 "인사검증 문제가 완벽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이사장인 이사회는 공무원과 금융계 인사 등 모두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1일 이사회에서 초대 충남문화재단 대표로 내정된 유 내정자는 15일 오전 전자우편을 통해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재단 측에 사퇴서를 보냈으나 1시간여 뒤 사퇴를 철회하는 전자우편을 다시 보냈다.

유 내정자는 "사퇴서를 낸 후 생각을 해보니 굳이 사퇴서를 낼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사퇴 표명 후 철회한 시간적 간격이 얼마 안 되기 때문에 법적 효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대표로 내정된 직후부터 불거져 나온 유 내정자의 종교 문제가 사퇴의사 표명 및 번복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유 내정자는 일본 불교의 한 종파를 믿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로 구성된 단체 사이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만 유관순 열사와 윤봉길 의사, 김좌진 장군 등 수많은 항일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충남지역에서 이들의 항일정신을 계승 발전시켜야 할 문화재단 수장의 종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유 내정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중부·호남 문화협력관을 거쳐 현재 같은 기관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정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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