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을 주도한 유관순 열사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아니러니하게도 일본에서는 큰 비중을 갖고 있는 반면, 정작 한국에서는 교과서에도 실리지 않을 정도로 외면당하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은 대전·충남·세종교육청에 대한 국감에서 "일본 교과서에는 유관순 열사에 대한 비중이 크지만 국내 고교 한국사 교과서 2종에는 사진조차 실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교육부 산하 동북아역사재단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일본 중학교 교과서 7종 가운데 2종, 고교 일본 근현대사(일본사A) 교과서 7종 중 4종, 일본 통사(일본사B) 교과서 8종 중 2종, 세계 근현대사 9종 중 1종에서 유관순 열사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고 운을 뗐다.
실제 국내 중학교 역사 교과서 9종 중 본문에 유관순 관련 내용이 수록된 교과서는 2종에 불과했고,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 중에도 본문에 유관순 관련 내용이 수록된 교과서는 단 1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관순은 친일 경력이 있는 이화여전 선배인 박인덕이 해방후 발굴해 이화 출신을 영웅으로 만든 것이라는 게 진보좌파 성향의 역사학자들의 일방적 주장이다.
지난 26일 교육부가 개최한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의 개선안 토론회'에서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는 "유관순은 친일파가 만들어낸 영웅이라는 역사학계의 연구 성과가 있기에 기술하지 않은 것"이라며 "친일 전력의 신봉조·박인덕이 해방 후 유관순을 발굴해 이화 출신의 영웅으로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춘천교대 김정인 교수가 서울대 국사학과 시간강사이던 정상우씨가 근거도 없이 주장한 내용을 발표하면서 유관순의 역사적 실체 논란이 불거졌으나, 김 교수가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를 직접 찾아 사죄함으로써 논란은 일단락됐다.
만일, 유관순 열사가 만들어진 영웅이라면 일본 교과서에서 유관순 열사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다룰 하등의 이유가 없다.
아니, 유관순 열사의 독립운동에 대한 실체를 왜곡해야 할 일본의 입장이라면, 일본이 나서서 만들어진 영웅이라고 주장해야 옳다.
그러나 비통하게도 유관순 열사의 역사적 실체를 부정하고, 이를 만들어진 역사라는 주장이 한국 사회에서 불거져 나왔다는 점은 역사학계는 물론 한국사회가 깊이 반성하고 참회해야 할 일이다.
복잡한 역사적 과정을 차치하고 단순하게 생각해도, 유관순이 만들어진 영웅이라면 일본이 굳이 유관순 열사를 체포하고 구금한 뒤 고문 끝에 숨지게 할 이유가 무엇인지 진보적 좌파 역사학자들에게 묻고 싶다. 
그렇게 스스로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는 한국사회가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관과 가치관을 정립시킬 수 있겠는가.
17세에 불과했던 나이어린 소녀가 독립운동 최일선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상황과, 유관순 열사의 고귀한 희생정신과 숭고한 애국심을 온전히 기리지는 못할망정, 실체적 근거도 없이 몇몇 진보적 좌파 성향의 학자들이 주장을 반영, 역사 교과서에마저 사라지게 만든 이 치욕적이고 비통한 역사를 부끄럽게 여겨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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