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인재양성재단 “오는 2017년부터 지원 중단”
외부 장학금 비율 낮아…“자구 노력 부족” 지적
‘만성적자’ 장학금 감소…인재유치 등 차질 우려

충북인재양성재단이 오는 2017년부터 충북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에 장학금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적자 재정이 심각한 충북대 로스쿨의 인재 유치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충북인재양성재단은 “지난해 12월 충북대 로스쿨과 3년간의 장학금 지원협약을 체결할 당시 2017년부터 자립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장학금 지원 중단 방침을 밝혔다.

앞서 2007년 충북대와 청주대가 로스쿨 지정에 나서자 인재양성재단은 그해 11월 두 대학과 장학금 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지정 평가항목에 외부 장학금 확보 능력이 포함됐기 때문.

재단은 충북대 로스쿨 출범 이후 2009년부터 5년 기한으로 지난해까지 1인당 500만원씩 총 4억2000만원의 장학금을 84명에게 지급했다. 특히 로스쿨 1인당 장학금은 중학생(30만원)의 16.6배, 고교생(90만원)의 5.5배, 대학생(200만원)의 2.5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재단이 로스쿨에 지나치게 편중된 장학금을 주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쏠렸다.

재단은 외부 장학금 비율이 낮으면 로스쿨 인가가 취소될 처지라 충북대 로스쿨과 장학금 지원 기간을 연장하는 협약을 체결했지만, 충북대 로스쿨의 전체 장학금 대비 외부 장학금 비율이나 액수가 증가하지 않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재단에만 의존할 뿐 자구책을 마련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 때문이다. 이에 대해 충북대 로스쿨 관계자는 “외부 장학금과 관련한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재단 결정으로 학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충북대 로스쿨에 따르면 학생 정원 대비 전액 장학금 비율이 25% 이상이며, 이 가운데 사회적 취약계층의 장학금 수혜 비율이 50%를 넘고 있다. 장학금 지원 중단은 학교의 긴축재정을 부추기고, 이는 곧 학생들의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

이와 함께 로스쿨 등록금 인상도 불가피해지며, 고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로스쿨 진학을 포기하면서 로스쿨이 중산층 이상 학생들로 채워지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미 충북대 로스쿨은 수년 전부터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25개 로스쿨 중 13곳이 김재연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충북대는 건국대·경북대·서울대·이화여대 등과 함께 2009~2011년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충북대는 54억8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건국대(-112억3000만원)에 비해서는 적자폭이 적지만, 서울대와 이화여대(각각 –25억8000만원)에 비해서는 적자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남대는 8000만원의 흑자를, 전북대는 4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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