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강동대 교수)

 

벌써 갑오(甲午)년 시월의 마지막 주이다. 10월의 마지막 밤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세월이 참으로 빠르다. 불현듯 예전에 간혹 어른들이 이런 소갈딱지 없는 녀석 봤나 하고 퉁명스럽게 이야기 했던 기억이 난다. 아! 그래 소갈딱지가 뭐지! 내가 뭐가 있어야 하는데 없는 게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많은 세월이 흘러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다. 한해를 마무리 하며 어느 날 문뜩 소갈딱지가 뭔가 궁금하고 더불어 어르신들이 아이들을 보며 맘보가 시원찮고 보잘 것 없으면 밴댕이 소갈딱지만도 못한 자식이라며 혼내기도 한 기억이 떠오른다. 충청도 사투리 인가하며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자료는 그다지 많지 않다. 하여튼 세월이 흘러 지천명(知天命)을 넘어 중반으로 달려가는데 왜 이리 소갈딱지가 밴댕이 만하게 변해 가는지 처량하고 슬프다. 이제 이 넓은 세상은 스마트 피플(Smart people)이 대세이고 현 지식정보화 사회를 이끌어가며 조만간 그들이 이 시대를 리딩할 것으로 판단된다. 오늘은 예전에 간혹 들어봤던 소갈딱지를 회상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성세대의 한 면에 대해 논해 보고자 한다.

  그렇다면, 과연 소갈딱지의 어원은 무엇인가? 소갈딱지는 유사한 말로 소갈머리가 있으며, 이는 마음이나 속생각을 낮잡아 이르는 말, 혹은 마음보를 낮춰 부르는 것이다. 심성(心性)을 저속하게 표현한 말로 북한에서는 속살머리라 한다. 여기에서 파생된 말로 “소갈딱지가 없다” “소갈딱지가 좁다” “소갈딱지가 영 틀렸다” “소갈머리 없는 녀석 같으니라고...” “그 자식 소갈머리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등등의 어휘가 있다. 소갈딱지의 소갈은 '소가지'라는 말이며 이는 "속", "마음"을 뜻한다. 우리 실생활에서 종종 “밴댕이 소갈딱지”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밴댕이는 청어목에 속하는 반지라는 생선을 강화도에서 부르는 사투리이며, 밴댕이라는 생선은 잡는 사람도 살아 있는 걸 잘 보지 못할 정도로 성질이 급해 잡히자 마자 제 풀을 못 이겨 죽는다고 한다. 그래서 무슨 일이든 너그럽지 못하고 쉽게 토라지는 사람을 의미하며, 더불어 밴댕이처럼 성질이 나쁘고 급하다는 나쁜 뜻으로 사용할 때 밴댕이 뭐 같다라는 표현을 쓴다. 그 만큼 속이 매우 좁은 것을 비유하며, 요즘 딱 내 주변의 나이 대  사람들이 그런 듯하다. 이 시대의 기성세대를 보면 전부 본인만 똑똑하고 잘 났다. 다른 사람은 보지를 않는다. 주변의 사람에게 관심도 없고 들어야 할 말도 들으려 하지도 않는다. 요즘 신세대 또한 젊은 층들 끼리만이라도 함께 어우러지며 공감하고 소통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한다. 이는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대를 주름잡는 디지털 기기의 속에서만 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스마트 피플(Smart people)이며 기성세대보다 훨씬 똑똑하고 현명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眼目), 공감(共感), 소통(疏通)등의 소갈딱지는 매우 약하다. 디지털 기기에 절대적으로 의지하며 지나칠 정도로 이기주의로 살아가는 것이다. 특히 도로에 차가와도 이어폰과 스마트폰을 연결한 인터넷 세상에 푹  빠져 흥겹고 행복해 하며 홀로 걸어가고 있다 지나친 이기주의(利己主義)가 팽배한 세상으로 조금만이라도 이타주의(利他主義)가 있으면 한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 보다는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기 위한 오늘날의 현대인이 지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서로 함께 하며 남을 배려하는 이타주의가 풍부한 그런 시대로 거듭나야 한다.

 


  “나는 행복 합니다”라고 하면 행복해진다. 진정으로 행복해서 행복합니다라고 하기 보다는 행복에 대한 소망을 표현 하는 것이다.  현대인은 매우 이기주의적인데, 이는 핵가족화사회에 홀로동이 들이 많은 만큼 혼자만 귀하게 자라서 그렇다.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고 했던가? 애석하게도 기성세대들도 그렇게 물들어 가고 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보면 90%이상의 사람들이 스마트기기에 의존하며 이동하고 있다. 기왕 이 세상에 태어나 행복한 삶을 꿈꾼다면 밴댕이 소갈딱지 같은 사람보다는 남을 배려하며 함께 하는 이타주의가 풍부한 사람이 되어 행복한 현대 사회를 이끌어가는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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