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산성 제1 남옹성

(동양일보)유네스코 세계유산 남한산성 옹성(甕城) 5곳 중에서 유일하게 그 내부에 군사 지휘시설인 장대(將臺)를 설치한 제1 남옹성(南甕城)이 발굴조사를 통해 전모를 드러냈다.

경기문화재단 부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경기문화연구원(원장 조유전)은 제1남옹성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병자호란 직후인 1638년(인조 16)에 처음 쌓을 때 원래 모습을 거의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이 옹성에서는 장대 1곳과 포루 8개, 군 초소인 군포 1곳, 배수시설인 수구(水口) 등을 확인함으로써 옹성의 기본 구조와 단위 시설을 밝힐 수 있었다고 연구원은 덧붙였다.

아울러 옹성은 제7 암문과 남서쪽 성벽이 굽어지는 곳 사이에 만들어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장군이 지휘하는 누대인 장대를 설치했으며, 옹성 성벽은 구릉을 따라 내려오면서 지형 조건에 따라 축성(築城) 기술을 달리하면서 쌓아올린 사실도 밝혀냈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옹성이란 주로 성문을 보호하고자 성문 밖으로 마치 독을 놓은 것처럼 별도 성벽을 둥그렇게 만든 성곽 부대 시설로 방어 기능을 겸한다. 남한산성에서 제1남옹성은 제2, 제3남옹성과 연주봉옹성 그리고 장경사신지옹성과 더불어 5개 옹성을 구성한다. 남한산성 성곽 중에서도 남쪽에 위치하는 세 곳을 구별해서 현재는 각각 제1~3옹성이라 부른다.

제1남옹성은 다른 남옹성 2곳과 함께 1638년에 만들었다. 제2남옹성과 제3남옹성 포루가 청나라와의 외교적인 문제로 축조 이후 곧 헐어내고 다시 만든 것과는 달리 제1남옹성은 초축 당시의 원형을 유지했다.

제1남옹성에 대한 기록은 '고지도첩' 중 '남한산도'에 보인다. 이 지도에서 제2남옹성과 제3남옹성은 '옹성'으로 표기된 것과는 달리 제1남옹성은 '남포루'라고 적혔다.

또한 남한산성에 대한 기록인 '중정남한지'를 보면 제1남옹성은 1779년(정조 3)에 증·개축됐다고 했다. 조사단은 이번 발굴조사 결과 포루 부분에서 벽돌로 고친 부분을 확인하고 이것이 바로 정조 때 증개축한 증거라고 추정했다.

조사단은 "이번 조사를 통해 제1남옹성 내부의 주요시설과 축성방법을 정확하게 구명함으로써 정비복원에 필요한 학술적 정보를 확인한 점을 우선적으로 들 수 있다"면서 "아울러 제1남옹성은 다른 제2, 3 남옹성과는 달리 청(淸)의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훼철(없애버림)되지 않고 초축 당시의 원형이 유지한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제1남옹성이 포루라는 고유 기능뿐만 아니라 남한산성 남쪽에 나중에 덧대어 쌓은 또 다른 성곽인 신남성(新南城), 본성의 수어장대, 남장대, 여타 남옹성과의 연결고리를 목적으로 축조된 사실 등을 확인한 것도 중요 성과로 꼽힌다.

    따라서 조사단은 제1남옹성이 향후 제대로 정비 복원된다면 남한산성의 새로운 역사고고학적 가치를 부각시킬 수 있음은 물론 남한산성 남쪽 지역을 관망할 수 있는 전망대의 구실도 톡톡히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번 조사는 남한산성이 지난 7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후 실시된 첫 번째 발굴조사다.

    이 중 제1남옹성을 제외한 4개 옹성은 이미 발굴조사를 거쳐 정비복원이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