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비즈니스벨트 청주 기능지구 내 산·학·연 협력 공간인 사이언스비즈(SB)플라자 건립 부지를 놓고 충북도와 청주시의 갈등이 재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선 6기 출범 후 국책사업의 재정 분담을 떠안을 수 없다고 고집하던 청주시가 부지 부담 요구를 수용했으나 충북도의 '부지 변경'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당초 충북도가 청주시에 제안한 SB플라자 부지는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단지) 내 도유지 1만6천여㎡(약 5천평)다. 조성원가는 3.3㎡당 약 50만원으로, 총 26억원짜리 땅이다.

청주시의 한 고위 관계자는 "도유지 매입을 위한 사전 이행 절차를 모두 끝냈다"며 "곧 개회할 시의회에 공유재산 취득 승인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도 당초 예산에 26억원의 부지 매입비를 편성한 뒤 충북도와 협의해 땅을 사들이면 청주시로서는 SB플라자 건립에 필요한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송 국제 바이오 산업엑스포를 성황리에 끝낸 충북도가 오송에 컨벤션센터를 짓겠다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B2B(기업간 거래) 개념이 포함된 바이오·뷰티 엑스포를 매년 열겠다는 방침을 굳힌 충북도로서는 컨벤션센터가 필요해진 것이다.

컨벤션센터 건립에는 최소 3만3천㎡(1만평)의 부지가 필요하다.

여기에 총넓이 1만㎡(약 3천평) 규모의 컨벤션센터를 지으면서 센터 위에 SB플라자를 건립하는 게 가능하다는 충북도의 구상이다.

문제는 당초 계획된 오송 첨복단지에 이 정도 규모의 도유지가 없을뿐더러 연구·개발 목적이 아닌 컨벤션센터를 지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충북도는 컨벤션센터와 SB플라자를 아예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나 KTX 청주 오송역 인근에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제2생명과학단지나 오송역 인근의 땅은 3.3㎡당 100만원을 훌쩍 웃도는 '금싸라기' 땅이다.

SB플라자 건립에 26억원 상당의 부지를 부담하겠다고 나선 청주시로서도 난감한 입장이 된 것이다.

당초 생각했던 금액보다 배 이상 되는 부지 매입비를 지출하게 될 처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10만㎡(약 3만평) 정도의 부지를 사들여 3분의 2를 개발해 민간에 분양하고 그 수익금과 도 예산을 들여 컨벤션센터를 짓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지만 자칫 청주시가 센터 건립비의 일부까지 지원하는 부담을 떠안을 수도 있다.

더욱이 청주와 함께 기능지구로 지정된 충남 천안시와 세종시는 이달 중 설계 공모를 시작으로 내년 중 SB플라자를 착공한다는 계획이지만, 충북도가 컨벤션센터 건립과 연계할 경우 자칫 SB플라자 건립이 지연될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이런저런 우려가 제기되자 충북도는 오는 3일 도정조정위원회를 열고 컨벤션센터와 SB플라자를 따로 지을지, 연계할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도의 한 관계자는 "따져봐야겠지만 SB플라자와 컨벤션센터가 연계된다면 SB플라자 건립 부지가 변경될 수밖에 없다"며 "도와 청주시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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