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철우 서예전 ‘소박한 원형미와의 조우’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

신철우(42) 서예가의 개인전 ‘소박한 원형미와의 조우’에서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 ‘낯선 곳에서 아침’ 모두 만끽할 수 있다.

서예전시에서 흔히 만나는 정형화된 반듯한 글씨와의 결별이고, 회화적 요소를 접목시킨 작품과의 낯선 만남이다.

박물관에서나 만날 수 있는 유물과 그릇, 물고기와 학을 그려넣은 분청사기의 투박함이 서예가의 마음에 닿은 글과 퍽 잘 어울린다.

작품에 등장하는 그릇은 주로 자연과 가장 닮은 흙빛을 띠고 있다. 청주시 문의면 첩첩산골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그가 느끼는 가장 편안한 색이기 때문에 작품에 특히 많이 쓰였다.

신 서예가의 작품에는 누구나 읽으면 마음 뺏길 만한 글이 담겼다.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달과 그림자’, ‘빈 항아리’, ‘배우는 삶’까지.

신씨는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공부하고 있다. 자신의 전공인 서예에 대한 것은 물론이고 문학과 역사, 미학 등 여러 분야의 책들을 읽고 있다고도 했다. 회화를 작품에 접목시키기 위해 배첩을 배웠고, 그림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 모두 진정성 있는 글씨를 쓰기 위해 그가 마음을 다하고 있는 것들이다.

뿐만 아니라 ‘신철우만의 색을 가진 진정성 있는 글씨’를 쓰기 위해 그는 닦아 놓은 기반을 모두 정리하고 중국으로 떠나 중국서안서북대에서 서법과 전각을 수학하며 더욱 가까이 서예의 세계에 다가갔다.

대부분의 서예가가 글씨 잘 쓰는 것에 목표를 둔다면, 그는 전통의 기반 위에 미적으로도 가치 있는 글씨를 쓰고 싶다. 그러려면 다양한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귀국 후 고려대 대학원에서 중국어 전공으로 문학석사 과정을 마친 것도 그 때문이다.

그의 서예가로서 꿈은 ‘고전의 농후함이 짙게 녹아 있는 푹 익은 글씨’와 ‘시대가 원하는 미감이 묻어나는 작품’, ‘전통의 복원개념으로서의 서예 유산’을 만드는 것이다.

그가 전각과 서각, 캘리그라피와 배첩까지 다양한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김양동 계명대 석좌교수는 “신철우 서예가의 작품에는 인간의 원초적인 삶과 본질의 순수함이 묻어 있다”며 “시원적 이미지를 지닌 그릇의 원시성과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문화예술인 서예를 절묘하게 교합시킨 신 서예가의 예술적 잠재력은 기성세대의 미의식에 충격과 변화를 줄 수 있는 새로운 작업방식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람들의 마음에 닿는 작품을 내놓는 것이 언제나 서예가의 목표 1번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형화된 액자의 틀 안에서도 삶이 숨결이 느껴지는 작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신 서예가는 1973년 청원군 문의면 출신으로 충북미술대전 대상, 직지국제서예대전 장려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총장상, 진중작품공모 육군참모총장상을 수상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문화교육원을 수료했고, 개인전은 물론 200여차례의 국내 그룹전과 50여차례 국제교류전에 참여했다.

현재 동방서예원 원장과 청주미술협회 사무국장,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시는 10일까지 청주 쉐마미술관에서 열린다.

문의=☏010-4330-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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