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우리나라가 최근 우주에서 오는 별의 신호를 이용해 지구 표면의 위치를 정밀측정하는 '우주측지'(VLBI)에 성공했다고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이 5일 밝혔다.

우주측지는 수십억 광년 떨어진 준성(퀘이사)에서 방사되는 전파를 지구의 여러 곳에 설치된 전파망원경(안테나)으로 수신한 뒤 전파의 도달 시각 차이를 활용해 지구 표면의 위치를 1㎜ 오차 범위 이내에서 측량하는 기술이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복수의 전파망원경이 필요해 1980년대부터 유엔 산하 지구자전국(IERS) 주관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등 여러 나라가 공동으로 관측 작업을 벌여왔다.

이번에 국토지리정보원이 공동 관측에 참여함으로써 한국은 16번째 우주측지 관측국에 합류하게 됐다. 지리정보원은 10월 1일 첫 관측을 시작으로 1주일에 한 번씩 이뤄지는 국제 공동관측에 동참하고 있다.

지리정보원 관계자는 "이번 관측으로 대륙 간 직선거리를 1㎜의 오차로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번 관측에서 지구의 자전시간이 통상적으로 쓰이는 하루(전자시간 기준 24시간)보다 0.00075초(관측일인 10월 1일 기준) 늦는 것도 측정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렇게 측정된 오차는 2∼3년에 한 번씩 윤초를 더해 시계의 오차를 바로잡는 데 쓰인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이 측정한 수치를 받아 썼으나 우리도 이 수치를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이번 관측 결과를 이용해 대한민국 측량의 기준이 되는 '경위도 원점' 좌표를 높은 정확도로 산출·관리해 측량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고, 대륙 간 지각의 이동을 감시하고 이를 통해 자연재해를 예방하는 활동에 전 세계 국가들과 협력하게 된다.

지리정보원은 12월 24일부터 국제 공동 우주측지의 결과를 지리정보원 우주측지관측센터 홈페이지(vlbi.ngii.go.kr)를 통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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