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식물인 구상나무가 속리산에서 처음 확인됐다.

외국에서 일명 크리스마스트리로 불리는 구상나무는 한국 토종식물로 국외로 유출된 식물 종의 대표 사례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기후온난화로 분포면적이 많이 줄어든 구상나무를 10월 초 속리산에서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문헌상으로 한국의 아고산지대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구상나무가 실제 관찰된 지역은 오대산, 덕유산, 가야산, 지리산, 한라산 등으로 제한적이다. 그나마 군락단위로 분포하는 지역은 지리산과 한라산밖에 없다.

이번에 속리산에서 발견된 구상나무는 문장대와 천왕봉 사이 높이 1000m 지점에 흉고직경 8∼32cm의 크기로 수십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흉고직경은 나무의 목재 체적을 계산하는 데 필요한 직경을 측정하는 위치며 대게 1.2m의 높이다.

공단은 큰 나무 주변에 어린나무들도 자라고 있어 자연 번식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대현 속리산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구상나무가 주로 절벽지역에서 자라고 있어 정밀조사가 쉽지 않다"면서 "향후 추가 조사를 통해 군락규모와 성장상태 등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한국의 구상나무를 1998년 위기근접종으로 평가했으며 이후 기후변화로 분포면적이 급격히 감소하자 2013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구상나무는 한국에서 기후변화 생물 지표종으로 지정됐다. 분포면적이 급속이 감소하고 자생지 간 거리가 멀어 유전자 교환이 어려운 실정이다.<속리산/임재업>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