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소방본부 박찬형 팀장 가족 사진 앞 오른쪽 박찬형 팀장(아버지), 왼쪽 박미소 소방교(딸), 뒤 오른쪽 민상기 소방경(처남), 가운데 박정우 소방사(아들), 왼쪽 염은호 소방교(사위).

 아버지와 딸, 아들, 처남, 사위까지 소방관인 '소방관 대가족'이 충남소방본부 소속으로 근무하고 있다.

9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방호구조과 현장안전팀장 박찬형 소방령(52) 가족이 그 주인공으로, 박 팀장이 30년 전 소방에 입문하면서부터 소방관 대가족의 시초가 됐다.

박 팀장은 1984년 9월 울산에서 소방에 입문한 뒤 이듬해인 1985년 12월부터 충남으로 지역을 옮겨 근무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당시까지만 해도 제 한 몸 돌볼 여유조차 없는 현장 특성상 소방관 대가족이 될 줄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1995년 처남인 민상기 소방경(49·공주소방서)이 늠름한 매형의 보습에 반해 소방관이 되면서 두 번째 소방관이 탄생했다.

이후 박 팀장의 장녀 박미소 소방교(26·예산소방서)가 2009년 소방관의 꿈을 이룬데다 그녀가 입사 동기인 염은호 소방교(34·천안동남소방서)를 만나 결혼하면서 흔치 않은 소방관 네 가족이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의 막내아들인 박정우 소방사(25·천안서북소방서)도 지난해 1월 소방에 입문하면서 소방관 다섯 가족이 탄생했다.

박 팀장은 "소방관을 가족으로 둔 사람은 웃는 얼굴로 출근길을 배웅한 후 오늘도 무사하길 가슴 졸이며 기다리는 일이 얼마나 힘겨운지 안다"며 "소방관 가족은 명절이어도 교대근무 탓에 온 가족이 한데 모여 서로 안부를 묻는 것조차 힘들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럼에도 소방관 대가족은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에 가족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서로 격려하며 동참할 수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는다"고도 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아이들 곁에보다는 화재현장에서 보낸 날이 많았는데 이렇게 대를 이어 소방관이 되어준 아이들에게 감사하다"며 "그러고 보면 내게 있어 소방관이 천직이나 다름없는 셈"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박 팀장은 "힘든 일도 많지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온 가족이 똘똘 뭉칠 수 있다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라며 "오늘도 우리 가족 모두가 무사히 맡은 바 임무를 다할 수 있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정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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