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정래수 기자)지난 5일 오후 대전 서구 탄방동 (주)금성백조주택 9층 대회의실.

사뭇 엄숙한 분위기속에 정성욱 금성백조주택 회장이 기자들 앞에 나타났다.

그는 이날 대전 유성구 죽동에 짓고 있는 아파트의 콘크리트 압축 강도 미달로 재시공하게 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정 회장은 “입주 예정자들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그는 “국토교통부 표준 시방서의 검사 기준에 따라 구조적으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안전하고 살기 좋은 아파트를 건설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고심 끝에 철거 및 재시공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건의 요지는 이렇다. 이 회사가 죽동에 건설 중인 아파트에 대한 벽체 콘크리트 압축강도 시험 결과 1개 동의 콘크리트 압축강도가 설계 당시 기준인 27MPa(메가파스칼)에 미치지 못하는 26.84MPa로 나왔다. 콘크리트 압축강도 시험은 건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시공된 콘크리트의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으로, 콘크리트 압축 강도가 떨어지면 건물의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이 회사는 재시공을 결정, 해당 아파트 동을 철거하고 있다.

사과의 생명은 진정성과 형식이다. 사과를 하는 측은 최고 책임 당사자가 정중히 예의를 갖추고 잘못을 분명히 밝힌 다음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금성백조의 결정은 오너가 책임을 통감하고 잘못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과가 도덕적 비난에 대한 면죄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철거 사실에 대한 미온적 태도와 책임론이 확산될 경우 회사 전체가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반영, 미리 머리를 숙인 것으로 의미를 깎아내릴 수도 있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입주민 설명회. 이날 정성욱 회장은 다시 한 번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성이 느껴지고 사과받는 쪽의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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