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 FTA 타결

(동양일보)한국과 중국간 FTA(자유무역협정)가 30개월만에 전격 타결됐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오전 인민대회장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FTA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회담 후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장은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FTA 합의의사록에 서명했다고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전했다.

이에 따라 양국 정부는 금년중 세부사안의 협상을 마무리한 뒤 FTA 협정문안을 작성해 양국 수석대표간 가서명하는데 이어 내년초 관계장관간 정식서명을 거쳐 FTA를 발효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물론 양국 FTA가 발효하기 위해선 국내절차로 국회의 비준동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정부가 지난 2012년 5월 1차 협상 이후 30개월을 끌어온 한중 FTA 협상을 타결지음에 따라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어 중국까지 세계 3대 경제권과 FTA를 맺게 되는 등 경제영토를 크게 확장하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또 이번 13번째 FTA 타결로 14대 경제대국 가운데 일본과 러시아, 브라질을 제외한 11개국과 FTA를 체결하게 됐다.

특히 13억 인구의 거대 내수시장을 지닌 중국의 빗장이 풀리게 됨으로써 정부의 경제활성화 추진을 뒷받침할 수 있는 동력이 될지 주목된다.

청와대가 밝힌 합의내용을 보면 상품과 서비스, 투자, 금융, 통신 등 양국 경제전반을 포괄하는 총 22개 챕터에서 FTA가 타결됐다. 중국은 처음으로 금융과 통신, 전자상거래를 FTA에 포함했다.

상품의 경우 양국은 품목수 기준 90% 이상을 개방하기로 합의했는데 중국은 품목수 91%, 수입액 85%(1천371억 달러)를, 한국은 품목수 92%, 수입액 91%(736억 달러)를 각각 20년내에 관세철폐하기로 했다.

반면 즉시 관세철폐의 경우 수입액 기준으로 중국은 44%, 한국은 52%로 한국이 다소 컸다.

자동차는 양국 모두 양허제외됐으며 LCD(액정표시장치)의 경우 10년 철폐로 합의됐다.

농수산물 자유화율은 품목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로 FTA 역대 최저수준으로 합의됐다. 나머지 초민감품목(수입액 기준 60%)은 양허제외가 30%, 자율관세할당 16%, 관세감축 14% 수준으로 조정됐다.

쌀은 한중 FTA에서 완전 제외하기로 합의됐다. 또 고추와 마늘 양파 등 국내 주요 양념채소류와 쇠고기·돼지고기·사과·배 등 총 610여개 품목이 양허제외됐다.

이와 함께 ▲'48시간내 통관' 원칙 ▲700 달러 이하 원산지 증명서 면제 ▲원산지 증명서 미구비시 수입후 1년내 특혜관세 신청 가능 등의 사항에 합의가 이뤄졌다.

우리 주재원의 중국 최초 체류기간 2년 부여대상(기존 1년)을 확대하기로 합의됐으며 양국 공동제작 영화 및 방송 프로그램에 국내산에 준하는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또 서비스 분야의 경우, FTA 발효후 2년내 상호 개방하지 않기로 합의한 분야를 제외하고 모두 자유화하는 방식인 '네거티브 방식'의 후속 자유화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중국의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법집행 방지도 합의됐다.

청와대는 FTA의 실질적타결 의미에 대해 "역대 최대규모인 연간 54억4천만 달러의 관세절감 효과가 생기며 농수산물 개방수준도 역대 FTA 최저"라며 "중국 내수 소비재 시장 진출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은 이날 오전 7시(현지시간) 베이징에서 통상장관 회의를 열고 막판 쟁점조율에 나서 공산품과 농수산물의 개방범위, 원산지 규정 등에 대해 막판까지 일괄합의를 모색했다.

그간 우리나라는 농업 부문을 최대한 보호하겠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중국은 석유화학이나 전자,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에서 민감한 입장을 취하면서 협상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6월 정상회담에서 '높은 수준의 포괄적 FTA' 추진에 합의한데 이어 지난해 3월 '조기타결'에 대한 공감대 확인, 지난 7월 '연내타결을 위한 노력강화', 지난 10월 '한중 FTA 연내타결 목표' 재확인 등 정상회담을 거듭하며 FTA 최종 타결을 위한 간극을 좁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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