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낙가동방죽 두꺼비들의 생명을 건 길고 고된 여정. 그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진동화책 ‘두껍아 두껍아’가 나왔다. 자연생태 사진작가인 신응섭씨가 직접 사진을 찍고,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동화로 풀어낸 책. 국내 처음으로 사진동화라는 장르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 신씨가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진 동화집 시리즈’의 다섯 번째 권으로 발간했다.

몇 해 전 봄이었을까. 신씨는 뉴스를 통해 청주 낙가동방죽 두꺼비들이 로드킬 당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 길로 바로 청주로 간다. 새벽에 도착해 뜬 눈으로 밤을 새운 그는 아침이 되자 새끼두꺼비들이 일제히 물 밖으로 나오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곳에서 그가 마주친 현실은 참혹했다. 산으로 연결된 통로를 이용한 새끼두꺼비들은 살아남았지만, 농로와 도로를 향해 가던 수백 마리의 새끼두꺼비들은 도로를 달리는 차들에 의해 짓밟히고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을 가슴에 지니고 있던 그는 5년 전부터 두꺼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두꺼비 사진동화를 기획, 준비하기 시작했다. 두꺼비들의 서식지로 잘 알려진 대구 망월지, 광주 무등산 제1수원지, 충남 논산 명암방죽, 청주 낙가동방죽 중 인간이 사는 도심에서 가장 가깝고 많은 두꺼비가 살아가고 있는 청주 낙가동방죽과 오송습지를 촬영지로 선택했다. 산란 시기나 이동 시기에는 청주에 상주하며 두꺼비를 촬영하고 동화책을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동화는 두꺼비인 꼬비와 두비를 주인공으로 한다. 올챙이에서 갓 새끼 두꺼비가 된 이들이 로드킬과 동물들의 습격 등 갖가지 어려움을 헤치고 강을 건너 다시 방죽으로 돌아가기까지 과정이 눈물겹게 그려진다. 서로를 의지한 채 한 몸이 되어 앞으로 나아가는 두꺼비 두 마리의 모습이 사진과 어우러져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평소 자연을 느끼기 어려운 도시의 초등학생들이 읽으면 특히 좋을만한 책. 부록으로 두꺼비의 특징, 두꺼비 노래, 두꺼비순찰대에 대한 소개 등도 실렸다.

저자는 “그동안 두꺼비를 따라다니며 촬영하는 동안 가장 안타까웠던 일은 많은 두꺼비들이 로드킬을 당해 죽어가는 모습이었다”며 “산란 때나 이동할 때만이라도 자동차나 농기계를 조금만 서행 운행하거나 교통 통제를 해 준다면 한 마리라도 더 자연으로 돌려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연이 훼손되었을 때 인간에게 엄청난 재앙으로 돌아온다”며 “우리의 관심으로 내년 봄에는 더 많은 두꺼비 친구들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신응섭씨는 자연생태 사진작가이며 초등학교 교과서 그림을 그리는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진동화집 ‘송이버섯 이야기’, ‘우포늪 가시연꽃’, ‘순천만 여름이야기’, ‘우리 땅에 사는 아름다운 꽃 도감’ 등이 있다.

여우별. 88쪽. 1만2000원.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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