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김지하(73) 시인은 10일 남과 북의 대립을 극복하고 통일로 나아가려면 동학사상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하 시인은 이날 서울 인사동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앞으로 통일을 해야 하는데 '대박 통일'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으면서 동학을 창시한 수운 최제우(1824~64) 선생에게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제우 선생이 통일 이야기를 했다"면서 최제우 선생의 칠언절구 시 '남신원만북하회'(南辰圓滿北河回)를 소개했다.

그는 "'남신원만북하회'는 '남쪽에서 통일, 혁명, 개벽의 샛별이 떠도 중조선의 원만(圓滿)을 획득해야 북쪽의 강물 방향, 즉 문명의 방향을 바꾸게 된다는 얘기"라면서 "이 시를 갖고 통일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극좌, 남쪽의 극우, 극좌와 극우 사이에 이 민족이 끼여 있다"면서 "극좌와 극우가 극복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일어설 수 없다"고 역설했다. 극좌와 극우, 남과 북의 대립은 최제우 선생이 말한 '원만'을 획득해야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백범 김구도 해방 직후 이 나라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힘으로 문화력을 꼽았다"면서 "일본 놈들이 짓밟은 판소리, 탈춤 등 우리 민요의 기본적 미학을 되살려 민족의 근원적인 정서적 자부심인 끈기, 용기, 지혜를 살려내지 않으면 공산주의도 '개똥'이고 자본주의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 시인은 지난해 11월 여성 리더십에 관한 '수왕사'(水王史)를 펴낸 데 이어 이번에 '초미'(初眉)와 '아우라지 미학(美學)의 길'을 냈다.

앞서 김 시인은 책을 소개하는 글에서 "'초미'는 신경준의 '산경표'(山經表)에서 주제를 얻어 산해경, 화엄경, 오역(五易), 천부경을 다룬 책"이라면서 '수왕사'에서 다룬 여성 권력의 모자란 측면과 남성들의 보조적 역할을 문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우라지 미학의 길'은 우리 민족이 창조해야 할 전 인류 미래문화의 출발점으로서의 '한국네오·르네상스'를 다룬 것"이라고 밝혔다.  
출판기념회에는 김 시인의 부인이자 소설가 박경리 선생의 딸인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이인호 KBS 이사장,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 김동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 나선화 문화재청장, 이석연 변호사 등 정치인과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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