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복(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

 

준비된 전략(戰略)이나 전술(戰術)은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하고 철저한 사전준비를 통하여 마련된 계책(計策)은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순간에 자신과 조직을 구하는 최후의 보루(堡壘)가 된다. 특히 전쟁의 경우 패하게 되면 삶의 터전을 순식간에 잃고 개인에게는 죽음이나 노예와 같은 삶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므로 이를 필사적으로 막기 위하여 능력이나 실행력이 뛰어난 누군가가 절박한 상황에 혜성처럼 나타나 불멸(不滅)의 영웅(英雄)이 되었는데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이 다르지 않다.
 시대를 이끌어간 영웅들은 상황대처가 뛰어난 전략과 전술을 고안(考案)하고, 이러한 전략과 전술은 오늘날에도 조직사회나 기업은 물론 개인의 삶의 환경에서 여전히 유효(有效)하다. 이 때문에 현명(賢明)한 기업가나 리더들은 위기가 닥쳐오거나 조직의 쇄신(刷新)이 필요할 때 과거 병법서나 전쟁사를 통해 지혜를 구하곤 한다.
 전쟁도 거시적(巨示的) 의미로 꿰뚫어보면 본질(本質)은 현대의 경영과 맞닿아 있다. 우리가 많이 읽는 ‘손자병법’도 비록 경영이란 말은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그와 관련하여 맥락(脈絡)이 통하는 문장이 곳곳에 있다. 전략과 전술도 현대에서 말하는 경영의 일단에 부합한다는 것은 실패할 경우 막대한 행.재정적 피해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에 많이 회자되고 있는 리더십 역시 어려운 상황에서 뛰어난 통솔능력(統率能力)을 발휘 (發揮)조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회생(回生)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 또한 전략 전술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현대를 살아가다 보면 20~30대 젊은 나이에 생각과 행동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많이 바뀌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성공의 관점이 산술적 나이에 비례하여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젊다고 하면 경험부족이나 치기어린 패기(覇氣)를 말하기 쉽고, 나이가 들면 열정(熱情)이나 자신감(自信感) 부족을 말하기 쉽다.
 과거 역사에 나타난 위인들의 예를 들어볼 때, 그분들의 공통점(共通點)을 발견하게 되는데 대부분 40~50대에 가장 역사에 빛나는 활약(活躍)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분들이 불혹(不惑)을 넘긴 나이에 뛰어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할 수 있었던 이유라면, 충실한 이론에 더하여 수많은 실전 경험을 통해 이를 체계화(體系化)하고 이에 더하여 자신만의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어느 정도 연륜이 쌓여 능력을 발휘할 조건이 갖추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리더십은 충분한 경험(經驗)과 노력이 뒷받침 될 때에 더 높은 진가를 발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최근에 많이 회자(膾炙)되는 것은 섬김의 리더십이다. 자신보다 타인을 존중하고 높일 때, 그 결과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스스로 책임 하에 원칙을 철저히 지키지만 타인을 먼저 배려하는 것으로 관대(寬貸)함과 냉철(冷徹)함이 공존한다. 처한 상황에 따라 적절한 임기응변(臨機應變)식 대처(對處)가 중요하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득을 과감히 포기할 줄 알아야 하며 이는 적을 공략(攻略)하기 위해서는 자신도 위험을 감수(甘受)해야 하는 전략과 상통한다.
 사람은 위기의 순간에 자신도 모르는 숨겨진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이러한 능력을 잘 이끌어 낼 줄 아는 리더가 진정한 리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현대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개성(個性)과 능력을 존중하는 시대다.
 요즈음 우리에게는 이러한 지도자가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국내.외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중차대한 시기에 국민의 뜻을 한데 모으고 이를 슬기롭게 끌어갈 수 있는 21C 지도자가(리더십)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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