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활자를 만들어 책을 찍다’ 테마전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직지를 찍은 청주 흥덕사 출토 유물이 최초로 공개된다.

국립청주박물관(관장 윤성용)은 내년 2월 22일까지 박물관 청명관 전시실에서 ‘흥덕사, 금속활자를 만들어 책을 찍다’ 테마전을 연다.

이번 테마전에는 2015년 청주 흥덕사 발굴 3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흥덕사 터에서 출토된 유물을 처음으로 모두 공개한다.

청주 흥덕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直指)’를 인쇄한 곳이지만, 이름만 남아 있었다. 그러던 중 1985년 10월 8일 ‘흥덕사(興德寺)’라는 글자가 새겨진 청동 금고가 발견되면서 그 실체가 세상에 공개됐다.

이후 흥덕사는 우리나라 인쇄문화를 대표하는 장소로 관심을 받아 왔다. 그러나 출토된 유물과 역사적 기록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거나 연구하지 못해 사찰의 성격과 그 실체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흥덕사의 실체를 확인 시켜준 ‘흥덕사’가 새겨진 금고와 발우뿐만 아니라 새롭게 과학적 보존처리 과정을 거친 대형 금고와 향로, 향완, 광명대, 종, 금강저 등을 모두 공개한다. 이들 불교의식구는 발굴 전 공사 중에 파손되어 완전한 형태를 갖추지 못했지만 당시 사찰의 규모와 사세寺勢, 성격 등을 짐작하게 해 준다.

특히 처음 소개되는 현향로 3점은 완전한 모양은 아니지만 국내에 몇 개 안 남는 것으로 인근 지역에서 출토된 청주 사뇌사의 현향로와 비교할 수 있는 연구자료로 중요하다. 더구나 현향로 3점을 불교법회에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는 원주 법천사 터 출토 현향로의 명문 내용과 일치하여 주목된다. 고려 전기 대찰(大刹)이었던 법천사와의 관련성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보존처리 과정에서 새롭게 명문을 찾아낸 ‘용두사’가 새겨진 청동발은 고려시대 청주의 대표 사찰인 용두사와 연관성을 찾아 볼 수 있어서 흥미롭다.

박물관 관계자는 “흥덕사는 다양한 유물과 기록 등으로 미루어 보아 지역 사찰간의 교류를 활발히 하였으며, 금속활자를 만들어 책을 인쇄하고 다양한 불교의식구를 제작할 만한 세력이 있는 청주지역의 중심 사찰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며 “청주 흥덕사의 성격과 직지直指 간행처로서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한 번 찾아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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