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장 측근 김영 전무이사 추대…회원 반발로 무산

(제천=동양일보 장승주 기자)6.4지방선거 당시 이근규 시장의 선거운동을 돕고 보은인사 논란에 휩싸였던 김영(49) 제천시체육회 전무이사가 이번에는 ‘장애인체육회’ 설립 추진위원장 자리를 꿰차려다 일부 장애인단체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

시는 지난달 말 ‘제천시 장애인체육회’ 설립추진위원회를 열어 추진위원장을 선출하고 정관(안)과 이사회 구성을 협의했다.

시는 이날 ‘폭넓은 인맥’ 등을 내세우며 김영 현 체육회 전무이사를 설립 추진위원장으로 추대했으나 일부 위원들이 “적절치 못한 추대”라며 반발해 이날 회의는 끝을 맺지 못했고 김 전무이사의 설립 추진위원장 선임도 이뤄지지 못했다.

한 장애인단체의 회장은 “제천시가 비장애인인데다 현 체육회 전무이사를 설립 추진위원장으로 추천한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어 위원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고 했다.

이들은 시가 장애인체육회를 생활체육회에 흡수·통합하려는 방안도 적철치 않다며 비난했다.

재활과 치료에 목적을 두고 설립해야 할 장애인체육회를 일반인과 같이 생활체육 저변 확대로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장애인들을 배려하지 못한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장애인단체 회장은 “내년부터 장애인생활체육회 지도자가 본격 활동하고 제천에도 장애인체육관이 들어서는 등 전문화되는 추세에 장애인체육회를 생활체육회에 흡수한다는 것은 시대 역행”이라고 주장했다.

일부에선 제천시가 장애인체육회 설립 추진위원회를 꾸리면서 이 시장의 측근을 다수 포진시킨 것으로 놓고 곱지 않은 시선이다.

실제 김영 체육회 전무이사를 포함한 10명의 설립 추진위원 중 이 시장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위원은 3~4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장애인단체 회장은 “홍역을 치른 시가 다시 회의를 열어 지체장애인협회 제천시지회장을 설립 추진위원장으로 선임해 장애인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처음 회의 당시에 한 위원이 시각장애인을 비하 하는듯한 발언을 하는 등 비장애인이 장애인체육회 설립을 논하고 이 시장의 측근들이 위원회에 다수 포함되는 바람에 논란을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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