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석주 전남 드래곤즈 감독

(동양일보)올 시즌을 끝으로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전남 드래곤즈 지휘봉을 내려놓는 하석주(48) 감독은 가족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하 감독은 사퇴 발표가 난 12일 오후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주변에서도 사퇴하지 말라고 말렸지만 제 뜻이 확고했다"면서 "가족과 함께 있어야겠다고 생각해 팀을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전남 구단은 "박세연 사장이 2년 연장 계약을 제시했으나 하 감독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밝혔다"면서 노상래 수석코치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전남이 K리그 클래식 상위 스플릿에 진입하지는 못했지만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상위권을 오갔던 터라 하 감독의 이런 결정은 의문을 자아냈다.

하 감독이 2012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이후 전남은 2012년 11위, 지난 시즌 10위로 하위권을 맴돌았으나 올해는 7위에 올라 있다. 스플릿 라운드 이전까지 치열하게 '그룹 A'의 경계에서 경쟁했다.

하 감독도 "올해 전남이 6위 안에 못 들었지만 '돌풍의 주역'이라는 말을 들으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떠나는 마음이 아쉽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집을 떠나 있으면서 가족을 가까이서 돌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은 그를 따라다녔고, 더 후회하기 전에 함께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결심이 사퇴로 이어졌다.

하 감독은 "어머니가 80세이신데 거동이 불편하시다. 형님 내외가 모셨지만 몇 년 전 돌아가신 뒤 어머니가 홀로 계시고 저를 많이 찾으신다"면서 가장 큰 이유를 소개했다.

이어 "아들 셋을 키우고 있는데 둘째가 내년이면 고3이다. 아내가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면서 "쉽게 사퇴를 결정한 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시즌이 끝나기 전에 사퇴 발표가 난 것에 대해 하 감독은 팀이 하루라도 빨리 새 감독 체제로 전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신이 재촉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지금 팀은 큰 동기부여가 없는 상황이라 일찍 새로운 체제로 넘어가는 게 좋다"면서 "노상래 감독도 이제 경력이 쌓였고 전남의 레전드 출신인 만큼 잘해낼 거라고 생각한다"며 격려했다.

이어 "우리 팀은 기업구단이라도 열악한 편"이라면서 "K리그 클래식에서 중상위권에 꾸준히 머물며 FA컵 우승 등을 노렸으면 좋겠다"며 현실적인 조언도 건넸다.

하 감독은 전남 부임 이전에 맡았던 아주대 감독으로 복귀해 가족을 돌보며 지도자 경력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일보 후퇴하는 것일 뿐 프로 감독을 완전히 그만두는 게 아니다"라면서 "가족의 상황이 안정되면 다시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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