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팬과 만남

▲ 투구 시연하는 마리아노 리베라

좌타자 몸쪽, 우타자 바깥쪽으로 흐르며 수많은 타자의 방망이를 부러뜨렸던 '마구' 컷 패스트볼(커터)의 주인공 마리아노 리베라(45)가 한국 팬들을 만났다.

미국프로야구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의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지상 최강의 마무리 투수 리베라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커터는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말했다.

리베라는 "커터를 익히려고 일부러 노력한 것은 아닌데 어느 날 훈련하다가 보니 공이 이상하게 움직였다"며 "계속 던지면서 나의 전매특허가 됐다. 작년에 은퇴할 때까지 커터의 움직임이 유지됐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리베라는 본격적인 마무리로 활약하기 시작한 1997년 캐치볼 도중 우연히 컷 패스트볼을 던지게 됐고, 지난해 은퇴할 때까지 통산 652세이브를 쌓는 든든한 배경이 됐다.

17시즌 마무리로 활약한 리베라는 부상을 겪은 2002년과 2012년을 제외하고는 매번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하며 '롱런'했다.

그는 "야구라는 경기를 이해하면 항상 이길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며 "자신이 가진 100%를 발휘할 수 있다면 결과는 상관없다. 지는 것은 빨리 잊고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오랜 시간 메이저리그라는 '정글'을 버텨낸 마음가짐을 설명했다.

미국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에 대한 한 마디도 잊지 않았다.

리베라는 "추신수는 그가 클리블랜드에 있을 때 직접 상대해봤는데 정말 뛰어난 타자였다. 박찬호와는 동료로 즐겁게 지냈다"며 "기회는 열려 있으니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뛰어난 야구 실력 외에 훌륭한 품성으로도 유명한 리베라는 "앞으로는 봉사활동과 재단 설립 등 지역사회를 돕는 일을 하며 내가 받은 혜택을 사회에 돌려줄 것"이라며 '제2의 인생' 계획을 밝혔다.

이날 리베라는 현역 시절 등판할 때 울려 퍼지던 록그룹 메탈리카의 '엔터 샌드맨'을 배경음악으로 삼아 행사장에 나타났다.

자리에 앉은 그는 "안녕하세요. 사랑해요"라는 한국어로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고, 행사 막바지에 직접 투구 자세를 보여주며 커다란 환호를 받았다.

음향기기 업체의 홍보 모델 자격으로 지난 11일 입국한 리베라는 야구 클리닉과 고등학교 강연 등 일정을 소화하고 15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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