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한한 노벨상 수상자들

(동양일보)"우수한 사람과 이들을 모을 수 있는 최첨단 설비를 갖춰야 합니다."(아론 시카노바) "연구개발비 지원이 중요합니다"(토드 클래손)
12일 서울 세종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4 세계과학한림원서울포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노벨상 수상자들 및 전 심사위원장은 물리, 화학, 생리의학 등 과학 쪽 노벨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 한국이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다양한 조언을 건넸다.

200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아론 시카노바 이스라엘 테크니온공대 교수는 사람과 설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카노바 교수는 "우선 우수한 사람을 기르고 그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최첨단 장비를 갖춰야 한다"며 "이스라엘도 많은 사람이 와서 쓸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을 잘 갖춰놨고 유럽연합(EU)의 경우 회원국이 경제 규모에 따라 돈을 걷어 공동으로 장비를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시카노바 교수는 뛰어난 과학자들을 유치할 수 있는 문화 또한 형성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전세계 외국인 교수들을 영입하려면 언어의 장벽이 없어야 하고 그 교수들이 자녀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이 돼야 하는 등 문화적인 측면이 중요하다"며 "이들이 찾고 싶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개방적인 문화가 필요하고 가정에서 어릴 때부터 개방적인 문화를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전 노벨물리학상 심사위원장인 토드 클래손 스웨덴 차머스대학교 교수는 한국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는 언제 나올까'하는 질문을 언급하며 "일본의 경우 개발, 발명이 응용과학을 활성화한 뒤 다시 기초 연구로 이어졌다"며 "발명 등 기술의 혁신이 결국 새로운 발명을 낳는다. 이를 가능케 하는 연구개발비 지원 등도 중요한 요소"라고 꼽았다.

그는 "한 목표를 정해놓고 투자하지 말고 여러 분야에 다양하게 투자해야 한다"며 "X-레이, 마취제 등 수많은 훌륭한 발견은 우연한 상황에서 이뤄졌고 이러한 발견이 이뤄질 것이라 알고 투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클래손 교수는 "스웨덴의 경우 기자, 심리학자, 영화제작자 등이 인기가 좋은 반면 한국에서는 과학자와 공학자에 대한 선호가 높다"며 "이러한 좋은 환경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교육이 중요하고 열린 생각과 혁신, 질문 등을 가르쳐야 한다"고 설파했다.

이들은 올해 노벨물리학상이 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개발한 일본인 3명에게 돌아간 점을 언급하며 공학 분야에서 노벨상이 나오는 것은 결국 기초와 실용은 근본적으로 맞물려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중요한 것은 기초냐 실용이냐가 아니라 그 업적이 인류에 얼마나 기여하느냐라고 강조했다.

1973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이바르 이예버 미국 랜슬러 공대 명예교수는 "물리 법칙은 숫자가 정해져 있지만 발명에는 제한이 없다"며 "공학과 발명이 결국 기초 과학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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