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연 2.00%로 동결됐다.

한은은 13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8월과 10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린 만큼 당분간은 그 효과와 경기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두차례의 금리 인하와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에도 실물 경기의 회복세는 아직 미약하고 심리지표도 걱정스러운 양상이지만 성장 모멘텀을 뒷받침하기 위해 현 상황에서 추가로 금리를 내리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현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부터 17개월간 2.00%로 운영된 종전 사상 최저치와 이미 같은 수준이다.

내년 중후반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개시 등 출구전략의 본격화나 빠르게 늘어나는 국내 가계부채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양국간 금리차가 좁혀지면 자본유출 위험이 커지고 이런 상황에서는 국내 시장금리도 결국은 상승해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에 위기를 초래할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99.0%의 응답자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그러나 엔저의 심화나 국내 경기 흐름 등 대내외 경제 여건에 따라서는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나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확대를 비롯한 신용대출 체계 개편 등 가능성은 살아있다.

엔저의 경우 현재는 원·달러 환율이 엔·달러 환율에 동조화해 움직이면서 수출에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되지만 엔저가 장기화하고 심화되면 부작용은 불가피하다.

이주열 총재도 최근 국정감사 답변에서 "미리 예단해서 말할 수 없다"며 기준금리가 사상 첫 1%대로 인하될 수 있을지에 대해 그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시장에서는 추가 인하가 이뤄진다면 그 시점으로는 내년 상반기 중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2012년 7월 종전 3.25%에서 3.00%로 내린 뒤 10월 2.75%로, 지난해 5월 2.50%로 각각 인하하고서 14개월 연속 동결하다가 올해 8월과 10월에 0.25%포인트씩 내렸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