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이어진 '골키퍼 삼국지' 결말이 이란전에서 공개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8일 오후 (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격돌한다.

55년만의 우승을 꿈꾸는 2015 호주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러지는 마지막 '모의고사'다.

이란은 '서아시아 최강'이자 그간 한국과 국제대회의 중요한 길목에서 서로 발목을 잡아온 라이벌이다. 이란전은 꼭 이겨야 하는 경기다.

따라서 이번 평가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선수는 아시안컵 주전으로 낙점받았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골키퍼 자리는 그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슈틸리케호에서 주전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포지션이다.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포지션 특성상 한 번 주전이 되면 커다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이상 바뀌는 일이 거의 없다. 기회를 잡으면 길게는 10년 가까이 '장기 집권'이 가능하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정성룡(수원 삼성)은 몰락했고 김승규(울산 현대)가 떠올랐다.

김승규는 빠른 반사신경이 강점이다. 절대 잡아내지 못할 것 같은 슈팅을 동물과 같은 움직임으로 잡아낸다.

그러나 월드컵 이후 김승규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이광종호를 무실점 우승으로 이끌었으나 정작 힘겨운 사투를 벌이던 소속팀 울산에서는 여러 차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정성룡에 비해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게 김승규의 약점이다. 이번 중동 원정에서 치러진 훈련에서 슈틸리케 감독 역시 김승규가 골킥이나 공중볼 처리를 할 때 몇 차례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은 김승규가 부러워할 정확한 골킥을 장착하고 있다. 상대의 공격의 휘몰아칠 때 공을 잡으면 역습에 들어가는 공격수를 향해 길게 차 주는 롱 킥이 일품이라는 평가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동 원정에서 필드 플레이어가 부상을 입어 미니게임을 치르기에 선수 숫자가 안 맞을 때면 김진현을 필드에 수비형 투입했다. 그의 발기술을 그만큼 신뢰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어찌보면 골키퍼를 공격 전개의 시발점으로 보는 현대 축구 조류를 고려할 때 대표팀에서 가장 진화한 골키퍼가 김진현이다. 그가 월드컵 이후 대표팀 골문을 가장 많이(2회) 지킨 데에는 이유가 있을 터다.

그러나 그 역시 정성룡 만큼의 안정감은 주지 못하고 있다. 그대로 고개를 숙이는 듯했던 정성룡은 올시즌 후반기 만점 활약으로 수원을 K리그 클래식 2위로 이끌었다.

슈틸리케 감독 아래서 치른 첫 평가전인 요르단전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며 승리에 한 몫을 했다.

아시안컵처럼 중요한 국제대회에서 골키퍼 실험을 이어갈 감독은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이후 3경기에서 김진현, 김승규, 정성룡을 한 번씩 모두 가동했다.

이란전 킥오프 1시간 전 발표될 선발 명단에서 '골키퍼 삼국지'의 결말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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