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징크스' 탈출 실패…오심 논란 결승골 '아쉬움'

▲ 골허용 18일(한국시간) 오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평가전에서 한국 선수들이 이란의 프리킥을 수비하고 있다. 프리킥은 골대를 맞고 나왔으나 헤딩으로 연결돼 실점했다.

한국 축구가 올해 마지막 평가전에서 석연찮은 주심의 오심에 막혀 지긋지긋한'이란 원정 징크스' 탈출에 실패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8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후반 37분 사르디즈 아즈문에게 결승골을 내주면서 0-1로 패했다.

골키퍼 차징의 오심 논란 속에 억울하게 결승골을 내준 한국은 이날 패배로 이란과의 역대 전적에서 9승7무12패의 열세를 이어갔다.

더불어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역대 6차례 원정 평가전에서 2무4패에 그치면서'이란 원정 징크스'를 이어갔다.

올해 마지막 평가전을 마친 대표팀은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해산한 뒤 12월 중순께 재소집돼 2015년 호주 아시안컵에 대비한 훈련에 들어간다.

사령탑 부임 이후 세 차례 평가전에서 다양한 전술 실험을 보여준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전에서는 왼쪽 풀백 요원으로 주로 뛰는 박주호(마인츠)를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중원 파트너로 기용하는 '박주호 시프트'를 가동했다.

이근호(엘 자이시)가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가운데 구자철(마인츠)이 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섰고, 좌우 날개에는 손흥민(레버쿠젠)-이청용(볼턴)이 포진했다.

기성용-박주호 조합이 더블 볼란테로 중원을 맡았고, 포백(4-back)에는 왼쪽부터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 장현수(광저우 부리), 곽태휘(알 힐랄),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자리를 잡았다. 골키퍼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담당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앞서 치른 요르단 평가전에서는 중동파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줬지만, 이란을 상대로는 유럽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을 주축으로 베스트 11을 꾸렸다.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해발 1274m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역대 5차례 평가전에서 2무3패로 열세를 보인 태극전사들은 '테헤란 징크스' 탈출을 목표로 나섰지만 경기 초반부터 상대의 강한 중원 압박에 막혀 공격 전개에 애를 먹었다.

한국은 전반 9분 왼쪽 측면을 뚫은 이청용의 크로스를 손흥민이 골지역 왼쪽에서 정확하게 헤딩했다. 볼이 골라인을 넘으려는 순간 이란의 수비수 에산 하지사피가 재빨리 차내면서 득점 기회는 무산됐다.

이어진 공격에서 이근호의 강한 중거리 슈팅도 몸을 날린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전반 22분 손흥민의 슈팅 시도 역시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이란의 반격도 매서웠다.

전반 35분 하지사피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골대 정면에서 레자 구차네지하드가 발리 슈팅을 한 게 한국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날아갔지만 골키퍼 김진현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 전반 40분 손흥민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득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

멤버 교체 없이 후반에 나선 한국은 후반 초반부터 송흥민과 기성용의 과감한 슈팅을 앞세워 이란의 골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이근호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자 슈틸리케 감독은 요르단전에서 풀타임 출전하며 테스트를 받은 박주영(알 샤밥)을 교체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선택했다.후반들어 체력과 조직력이 떨어진 한국은 후반 37분 오심 논란 속에 결승골을 헌납했다.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프리킥을 허용한 한국은 키커로 나선 이란의 자바드 네쿠남의 슈팅이 왼쪽 골대를 먼저 맞고 이어 오른쪽 골대까지 맞으면서 볼이 공중에 떴다.

골키퍼 김진현이 잡으려고 손을 뻗치려는 순간 후반에 교체 투입된 이란의 공격수 아즈문이 몸을 날려 김진현과 충돌했고, 볼은 한국 골대로 흘러들어 갔다.

주심은 골로 인정했지만 느린 화면에서는 아즈문의 명백한 골키퍼 차징이었고, 심지어 아즈문의 머리에 볼도 맞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은 일제히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골을 따낸 이란은 곧바로 시간 끌기식 '침대 축구'를 펼쳤고, 후반 종료 직전에는 두 팀 선수 간 감정싸움이 격해지면서 몸싸움 일보 직전까지 갔다. 한국은 막판 동점골을 노렸지만 끝내 이란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1골차 석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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