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영동대학 교수)

 

지난 11월 28일 농식품부 주최의 2014 농촌현장포럼 우수사례 발표대회가 있었다. 9개도 18개 마을이 우수사례 대상마을로서 발표되었다. 본 대회는 주민주도 마을만들기의 성공적 추진과 농촌현장포럼 성공모델을 발굴하고 전파하기 위한 것이다. 농촌현장포럼이란 주민이 현장활동가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마을의 다양한 자원과 역량을 발굴하여 마을 발전과제를 계획하는 공동체 프로그램이다.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주민주도로 마을을 계획하고 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농촌현장포럼을 시범운영하게 된다. 2013년 부터는 색깔있는 마을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농촌현장포럼을 전국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금년도 우수사례 대상마을의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해 본다.

충북 증평군 죽리마을은 증평군에서도 노인인구비율이 높고 가구 절반이상에 슬레이트 지붕이 존재하는 생활환경이 열악한 마을이다. 2012년부터 마을주민들은 종합정비사업을 계획하여 정부에 사업 공모하였으나, 선정되지 못한다. 주민들은 이에 개의치 않고 금년 현장포럼을 통해 역량을 결집하게 된다. 현장포럼을 통해 마을명칭을 삼보산골마을로 정하고 노후시설 리모델링, 구회관의 문화시설 재활용의 사업과제를 발굴하게 된다. 주민들의 의지는 사업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2015 창조적 마을만들기 사업로 선정된다. 올해 우리 농촌운동을 유치하여 마을주변 꽃심기행사를 전개하고, 농촌재능나눔행사를 통해 의료봉사, 독서프로그램을 추진하여 주민주도형 마을정비 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충북 영동군 황금을 따는 임계마을은 꽃 둘레길이 조성된 영동군 제1의 마을이다. 2009년 영동군 참살기 좋은 마을가꾸기 사업, 2010년 녹색농촌체험마을, 2013년 황금을 따는 마을 영농조합법인의 마을기업 선정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왔다. 그런데 금년도 마을기업 재지정에 탈락하면서 소수 리더들 중심의 마을만들기의 한계를 절실히 경험한다. 금년 현장포럼을 통해 주민의 결속을 다지면서 자연환경의 정비를 통해 농촌경관 및 자연체험공간을 조성하고 산촌의 특성을 활용한 마을공동체 수익원을 개발하자는 발전계획을 마련한다. ‘한사람의 열걸음보다 열사람의 한걸음’이라는 인식을 공유하면서 주민 스스로 안길조성과 화합잔치를 통해 공동체 활성화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충남 태안의 영목마을은 마을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한 사례이다. 마을주민 80여명이 어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그 외 70여명은 상업과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마을회와 어촌계의 갈등으로 마을일 수행에 애로가 있었다. 현장포럼은 마을회와 어촌계 주민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태안 대야도마을 선진지 견학을 통해 마을회 하부조직으로 어촌계가 들어가야 한다는 인식이 공유되었다. 이제는 마을회와 어촌계가 단일 조직으로 구성되어 마을공동 급식행사, 환경정화활동, 해맞이축제를 마을회를 중심으로 전 주민이 참여하여 진행하고 있다. 현장포럼을 통해 마을공동체가 회복되고 하나된 조직으로 탄력받는 추진력을 갖추게 되었다.

충남 부여군 수목마을은 2009년 완료된 종합개발사업을 통해 실패와 시련을 겪은 마을이었다. 금년 색깔있는 마을만들기 현장포럼을 통해 마을사업에 자신이 없던 마을 리더와 마을 주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게 된다. 청년회를 주축으로 마을 주민들이 마을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연꽃주변 제초작업, 마을청소를 통해 마을개발사업을 다시 시작하는 계기를 얻게 된다, 부여를 대표하는 반산저수지와 곤충나라 박물관이라는 지역자산을 활용한 마을발전계획에 함께 참여하면서 가족같은 공동체를 만들고 있다.

농촌현장포럼을 통해 공동체 형성, 갈등해결, 주민의식변화, 사업추진 의지 강화라는 좋은 본보기가 나타났다. 마을의 특성에 맞는 현장포럼이 우리 지역 모든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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