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셜 위 댄스' 출연진

교회 성도들이 직접 연출과 안무를 맡고, 배우로 출연한 창작뮤지컬이 선보여 눈길을 모으고 있다.

청주 상당교회(담임목사 정삼수) 교인들로 이루어진 상당문화예술팀이 오는 7일 오후 7시 교회 본당에서 공연하는 창작퓨전뮤지컬 ‘셜 위 댄스(Shall We Dance)’가 그것. 상당문화예술팀은 지난 2007년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92회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에서 뮤지컬 ‘다윗의노래’를 처음으로 선보인데 이어 ‘과거를 묻지마오(2010년)’, ‘돼지가 하늘을 본 날(2012년)’ 등을 잇달아 공연해 오기도 했다.

저마다의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아마추어들이 만드는 공연이지만 퀄리티는 결코 크게 뒤지지 않는다. 출연진은 성악 전공자들이나 교회 중창단 단원들로 구성됐으며, 청주대 영화학과 교수인 김경식씨가 연출을 맡았고, 구미시립무용단 안무자인 노현식씨가 안무 지도를 맡는 등 전문가들의 손길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풍식·최정희·강희춘·최혜령·오세연·김준환씨가 출연한다. 노현식 무용단과 대학·청년부로 구성된 앙상블도 무대에 오른다. 성악을 전공했지만 생계를 위해 간판집에서 일을 해야 했던 이풍식씨는 이번 공연을 통해 다시 노래할 수 있게 됐다. ‘풍식처’ 역할의 최정희씨도 마흔이 넘은 나이에 뮤지컬 배우였던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게 됐다. 1인 2~4역을 맡은 조연들의 감초 연기도 깨알재미를 준다. 가짜 명품을 진품처럼 걸치고 다니는 ‘명품녀’는 겉만 개신교인인 ‘가짜 크리스천’을 비유한다.

공연은 장엄하고 웅장한 음악과 영상, 무용 공연으로 관객들을 압도하며 시작된다. 스크린으로 영상이 떠오른다. 깜깜한 밤바다에 작은 조각배가 풍랑에 위태롭게 흔들린다. 찬송가 ‘캄캄한 밤 사나운 바람불 때’가 울려 펴지고, 음악에 맞춰 무용가들이 춤을 춘다.

작품은 크리스천인 한 젊은 부부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다시 하나님 곁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발랄하고 유쾌하게 그려낸다. 풍식과 정희 부부는 가난하지만 굳은 신앙심으로 열심히 살아간다. 그러나 사업을 하는 풍식은 술을 마시며 점점 변해가고, 진정한 크리스천으로서의 삶에서 멀어지게 된다. 급기야 풍식은 부도를 맞고, 하나님을 원망하며 더욱 술에 빠져 간다. 정희와의 이혼을 앞두고 있던 풍식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비로소 그 깊은 뜻을 깨닫고 눈물 흘린다.

연출을 맡은 김경식 상당교회 안수집사(청주대 영화학과 교수)는 “크리스천이라고 하는 우리 각자의 삶 속에도 광야와 같은 시간은 모두 있다”며 “애굽에서 가나안까지 걸어서 일주일이면 갈 수 있는 180km의 여정을 40년의 방황과 고난을 거치게 하신 뜻에는 철저히 당신의 자녀로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백성으로 삼고자 하는 계획이 있으셨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단과 방법에 익숙한 삶, 스스로 합리화시키며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하나님 없이 사는 우리의 삶에 오늘 이 공연이 바쁜 일상을 접고 하나님과 나 자신과의 관계를 잠시 뒤돌아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무료 공연이며,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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