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남 취재부차장

<동양일보 박재남기자> 은행의 가계 대출이 11월 한 달간 6조9000억원이나 급증하면서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사상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한 달 새 5조9000억원 증가해 40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 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 대출을 포함한 은행의 가계대출 규모는 11월 한 달간 6조 9000억원 급증해 554조 3000억원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부동산 관련 LTV와 DTI 규제완화 효과와 대출금리 하락, 주택 거래 호조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은 한 달 새 1조원 늘었다. 기타대출 증가 폭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1조1000억원) 이후 1년 3개월만이다.

이러한 가운데 주택시장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하반기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 발표로 주택경기가 상승세를 타며 기대감을 높였으나 대책의 효과가 지속력을 띠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주택산업연구원은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500여곳을 대상으로 주택경기실사지수(HBSI)를 조사한 결과 지난달보다 11P 하락한 105.3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HBSI가 전달보다 41.3P 하락하며 4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이후 두 달 연속 떨어진 것이다.

‘9·1 대책’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의 영향으로 8∼10월 3개월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재고시장의 회복세가 뒷받침되지 못한데다 계절적 비수기, 부동산 관련 법안의 국회 계류 등이 겹치며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12월 HBSI 전국 전망치는 기준점인 ‘100선’마저 위협받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비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가 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로까지 이어진다면 ‘가정파탄’ 등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용도 관리 등 선제적 대응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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