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라시라니…대통령 용어 아니야" 품위 거론

(동양일보) 친이(친이명박)계 중진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청와대 비선실세 논란에 휘말린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유신 독재 권력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지 않느냐"며 비난을 퍼부었다.

이 의원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의원 주최로 열린 '권력구조 개편과 헌법개정' 토론회 축사를 통해 "박근혜 정권 들어 지금 정부가 하는 것을 보면 4가지 측면에서 빗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현 정권이 박정희 정권에 대한 향수, 그 중에서도 유신 독재 권력에 대한 향수,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느냐"며 "이 정권이 요즘 하는 것을 보면 권력 독점을 넘어 사유화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정윤회 사태를 보면 대통령이 해야할 말 중에 이게 아니다 (싶은 말이 있다)"며 "청와대 실세가 진돗개라는 둥, 문건이 '찌라시' 모아놓은 거라는 둥 권력을 사유화하지 않고 그런 말이 나오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찌라시라는 말은 속어로 술자리에서 하는 말이지 공식적으로 대통령이 말할 용어가 아니다"며 "찌라시라니…품위 자체가"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또 "각종 공약을 폐기하고도 아무 미안하다는 말이 없는 것은 가부장주의"라며 "단체장 공천 폐기하겠다는 공약을 폐기하고 왜 사과를 안 하느냐. 적어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말을 번복할 때는 국민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공약을 파기할 수도 있지만 그때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그런데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은 '아버지가 말하는데, 어머니가 말하는데' 이런 가부장적 형태"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와 함께 "(현 정권 들어) 민주적 책임이 없어지고 있다"면서 "세월호 완전 침몰을 보며 왜 구조를 못했는지 그 책임은 내각 수반이 져야 한다. 우리나라 내각 수반은 대통령인데, 수반이 사퇴하려 해도 5년 단임제 대통령은 그만둘 수가 없다"고도 말했다.

그는 "내각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책임을 못지게 되니 총리가 나갔다 들어왔다"며 "말이 되는 이야기냐"고도 주장했다.

최근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청와대 오찬에 대해서도 "내가 수행 관리를 잘못해서 그렇게 된 게 미안하다고 말한 다음에 찌라시가 어쨌다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그런 말은 한마디 없고 실세가 진돗개라 하고, 찌라시가 어떻고"라며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비선실세로 지목된 정윤회씨를 겨냥해선 "사람이라면 적어도 '시끄럽게 해 미안하다' 정도 이야기는 하고 불장난이든 물장난이든 말을 해야지"라며 "이런 게 총체적으로 제왕적 통제의 적폐"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이 의원은 "제가 여당인지 야당인지 구별이 안간다"고 농담을 건넸고, 야당 의원들은 "여기로 오시죠"라며 화답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