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김재윤 교수 "다공성 3차원 구조체로 면역활동 높여"

(동양일보) 한국과 미국 공동연구진이 피부 아래에 주사해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방법으로 암·전염병 등 각종 질환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3차원(3D) 백신 전달체를 개발했다.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김재윤 교수는 14일 미국 하버드대 비스연구소(Wyss Institute) 데이비드 무니 교수와 함께 다공성 미세막대를 활용해 복잡한 수술 없이 간단한 주사로 면역세포를 제어할 수 있는 3차원 백신 전달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에 소개됐다.

이 백신 전달체에는 길이 100㎛ 이하, 지름 수㎛에 수나노미터(1㎚=10억분의1m) 크기의 구멍들이 무수히 있는 다공성 미세막대(MSR)들이 들어 있으며 미세 막대들은 생체 내에 주입되면 자동으로 조립돼 불규칙하게 쌓인 성냥개비 더미 같은 3차원 구조체를 이룬다.

이 3차원 구조체 내부에는 크기가 수㎛인 면역세포들이 들어와 자리 잡을 수 있는 수십㎛ 크기의 내부 공간이 무수히 존재하게 된다.

연구진은 이 내부 공간에 다양한 기능성 약물을 넣을 수 있으며, 면역세포들을 유인하는 약물을 넣으면 미성숙 면역세포들을 3차원 구조체 안으로 대량으로 끌어들여 성숙시킴으로써 면역활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생쥐 모델에 3차원 백신 전달체로 백신을 접종한 뒤 암세포를 주입하고 암세포 성장을 관찰한 결과, 면역체계의 파수꾼인 수지상세포(dentritic cell)가 3차원 구조체 안으로 다량 모이면서 암세포를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지상세포는 암세포 등 병원체를 찾아내 표시하고 이를 면역체계의 전투병인 B 세포나 T세포 등에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다공성 미세막대는 생분해성 실리카로 돼 있어 인체에 해가 없으며 기능이 끝나면 한달 안에 자연 분해돼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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