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알츠하이머 원인 단백질 억제, 뇌 기억세포 활성화"

(동양일보) 국내 연구진이 건강보조식품 성분으로 널리 알려진 타우린이 노인성 치매의 60∼8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뇌과학연구소 김영수 박사팀은 14일 알츠하이머병 모델 생쥐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타우린이 뇌에서 알츠하이머병 원인물질은 베타아밀로이드를 조절하고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 신경교세포를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출판그룹의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12일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모델 생쥐에게 6주간 매일 타우린 30㎎ 물에 녹여 먹인 뒤 미로찾기와 전기 충격에 대한 기억을 검사하는 수동회피 반응 실험을 통해 3개월간 뇌 인지기능을 검사했다. 쥐가 먹은 타우린의 양은 사람의 경우 매일 1000㎎ 정도를 장기간 복용한 것과 맞먹는다.

실험 결과 인지기능이 정상보다 50% 정도 떨어졌던 알츠하이머병 생쥐는 타우린을 섭취 후 인지기능이 수준을 회복했으며 알츠하이머병 진행 중 나타나는 증상인 대뇌 피질의 염증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뇌 해마부위에서 나오는 베타아밀로이드의 양도 줄어 기억력과 연관이 높은 신경교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우린은 뇌에서 베타아밀로이드와 직접 결합해 그 작용을 조절하고 신경교세포에도 직접 작용해 기억력 감퇴와 인지능력 저하 등 경증 치매 증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타우린은 특히 정상적인 생쥐에게 투여했을 때 뇌 기능에 이상을 유발했던 기존 알츠하이머 치료제와 달리 부작용 없이 뇌 기능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김 박사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오래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섭취할 수 있고 부작용이 적으며 체내 안정성이 좋아야 한다"며 "타우린은 인체에 해가 없고 뇌-혈관장벽을 쉽게 통과해 흡수가 잘 되는 물질로 다양한 건강보조식품에 들어 있어 섭취가 용이하다"고 말했다.

또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타우린의 화학 구조를 변형해 약효가 증진된 신물질을 합성, 알츠하이머병치료 치료 신약으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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