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제수(청주시 도로시설과장)

 

우리 몸의 기관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곳이 없겠지만 그 중 혈관은 구석구석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간과 신장으로 운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내의 모든 장기들은 혈액을 통해 영양분과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제대로 기능하고 생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철도와  도로망이다. 혈관이 건강하게 제 구실을 해야 우리 몸의 건강이 유지되는 것처럼, 도시는 유기적으로 도로교통망이 잘 구축되어 있어야 건강하고 활력있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청주시와 청원군이 하나되어 지난 7월 1일 새로운 청주시로 힘차게 출발했다. 통합의 과정은 2012년 6월 청주시 의회 의결과 청원군민들의 주민투표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었다. 통합추진의 정당성으로 가장 손꼽혔던 것이 청주와 청원은 동일 생활권이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가는 행정서비스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논리였다. 동일생활권이라는 전제를 만들어 간 데는 옛 청주시와 청원군 지역을 거미줄처럼 이어주던 도로망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옛 청원군 지역 주민들이 숙원사업으로 줄기차게 요구했던 사업은 청주역∼옥산간 도로, 청주∼오창IC간 도로 등 옛 청원 지역과 청주도심을 연결해주는 도로망 구축이었다.

 이런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기 위한 재원마련을 위해 국비지원 논리를 개발하고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련 중앙부처를 문턱이 닳도록 방문하였다. 그렇게 얻어낸 결실이 국비 136억원이고 그 재원을 종잣돈으로 삼아, 기존 군 지역과 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주요 도로망인 3차우회도로, 청주역∼옥산간 도로, 청주테크노폴리스 진입도로, 월오∼가덕간 도로 등을 조기 착공하여 청주권 광역도로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민선6기 통합청주시는 ‘일등 경제 으뜸 청주’를 시정방침으로 하고 그동안 정체되어 있던 청주시 발전 동력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MRO조성, 청주테크노폴리스 기업 유치 등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판단하는 요소 중 하나가 접근성과 물류 비용이다. 접근성을 높이고 물류 비용을 최소화하는 지름길이 요소요소 거미줄같은 도로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앞선 선배공무원들과 직원들의 노력으로 청주시 외곽을 원형으로 연결하는 3차 우회도로가 국도대체우회도로로 추진되고 있어, 2020년 완공이 되면 통합청주시 어디서나 30분 생활권으로 이동가능하게 되어 같은해 준공예정인 통합청주시 청사와 더불어 청주시 미래 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접 도시인 대전권의 외곽순환도로가 경부순환고속도로로 건설되어 있어 도로교통망 수혜층인 시민들이 유료로 사용하고 있는 반면, 우리 청주시는 시민 누구나 별도의 비용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기업들은 교통물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로마 제국이 광대한 유럽 전 지역을 지배하고 통치권을 행사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거미줄처럼 엮여진 튼튼한 도로망이 있었고, 고대 중국이 우수 문화를 전 세계로 전파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실크로드를 비롯한 완벽한 도로망 구축이었다.

도시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소로 문화와 콘텐츠 등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우월한 소프트 경쟁력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도로망 등 도시기반시설의 완벽한 구축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속의 명품도시를 꿈꾸는 청주시 도약의 든든한 혈관, 시민들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줄 거미줄 같은 촘촘한 도로망 구축을 위해 한 푼의 국비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내년에도 또 지속될 것이고, 각 지자체별 치열한 전략전도 펼쳐질 것이다.

 내가 퇴직한 후에도 우리 청주시를 고향으로 삼고 살아야 할 내 아이들과 자손들을 위해 치열한 전쟁도 즐겁게 치러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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